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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경찰 수사망 피해온 최대 음란사이트 ‘소라넷’ 운영자 구속

중앙일보

입력

폐쇄되기 전 ‘소라넷’ 사이트. [사진 일간스포츠]

폐쇄되기 전 ‘소라넷’ 사이트. [사진 일간스포츠]

해외에 서버를 두고 17년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가며 운영된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 ‘소라넷’ 운영자가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21일 해외 도피 중이던 사이트 운영자 네 명 중 A(45·여)씨를 아동음란물 및 음란물 유포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사망을 피해 뉴질랜드에서 지내던 A씨는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 따라 지난 18일 인천공항으로 자진 귀국했다. 앞서 A씨는 외교부를 상대로 여권발급 제한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남편, 다른 부부 한 쌍과 함께 1999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17년간 외국에 서버를 두고 소라넷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소라넷 회원들이 불법촬영·리벤지 포르노·집단 성관계 등 불법 음란물을 공유하는 것을 A씨 일당이 방조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소라넷에 도박사이트, 성매매업소, 성기구 판매업소 광고를 게재해 수백억 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이트만 열었을 뿐 음란물 제작이나 유통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15년 3월 소라넷 수사에 들어가 광고주와 회원 등 79명을 잡아들였고 운영진 6명 중 국내 거주 운영자 2명을 검거했다.

나머지 4명은 나라를 옮겨가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다녔는데, 유일하게 한국 여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A씨만 먼저 붙잡혔다.

A씨 남편과 다른 부부 한 쌍은 호주 시민권과 영주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소라넷은 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으며, 문제가 된 회원제 커뮤니티로의 전환은 2003년 이뤄졌다. 이후 소라넷은 회원이 100만명을 넘을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음란물 포털로 자리 잡았다가 2016년 폐쇄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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