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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 인사 발길 이어지는 JP 빈소…주한 미국·일본대사도 직접 조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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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는 장례 사흘째인 25일에도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놓여 있다. [뉴스1]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놓여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산업화와 더불어 수평적 정권교체를 통한 민주화에 공이 있으셨고, 한국 정치의 원로로서 좋은 가르침을 주셨는데 타계하셔서 애석하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한국 현대사에 큰 굴곡의 역사를 만든 분의 가시는 길을 애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부가 JP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 데 대해선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2004년 자민련의 총선 참패로 JP가 정계 은퇴를 했을 때 당시 자민련 소속으로 당선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은 “현대사의 큰 별이 졌다”며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분이었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오후에는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과 정동영·천정배 평화당 의원, 심재철·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 유인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문상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유가족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유가족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 측에선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서훈 국정원장 등이 찾아 조의를 표했다. 피 처장은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시고, 무공훈장 수훈자이시기 때문에 국가보훈처에서 합당한 예우를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식·고건·정홍원·황교안 등 전직 국무총리들도 빈소를 찾았다. 황 전 총리는 이날 빈소를 나서면서 “나라를 위해 애를 많이 써주신 어르신이 가셔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계 은퇴 뒤에도 후속 정부에 관심 갖고 말씀 주신 것들이 많은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변호사도 이날 조문을 마친 뒤 “(노 전 대통령께서) 병석에 오래 계시기 때문에 직접 조문하지 못하셨다. (나 대신) 깊은 애도와 존경의 뜻을 표하고 오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전 전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인사와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스님,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등 종교계 인사의 발길도 이어졌다. 가수 이선희씨, 방송인 이상용씨, 배우 최란씨 등 문화계 인사들도 조용히 문상을 하고 돌아갔다. 언론계에선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윤세영 전 SBS 회장 등이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주한 외국 대사로는 전날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에 이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빈소를 방문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조문을 마친 뒤 “JP의 업적을 생각해서 이제부터 한·일관계를 확실히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진봉 운정재단 이사장에게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관방장관의 조의문을 전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25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25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JP와 친분이 두터웠던 나카소네 전 총리는 조의문을 통해 “흉금을 터놓고 기탄없는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친구를 잃은 것은 참으로 슬프고 외롭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뜻을 표명한 ‘고노 담화’로 우리에게 친숙한 고노 전 장관은 “재작년 5월 자택에 방문했을 때, 비록 휠체어에 앉아 있었지만, 무척 건강하신 모습으로 ‘분발하여 다시 일본에 가서 좋아하는 골프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며 “한일관계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대승적 견지에서 지도해 오신 JP의 서거에 깊은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고노 전 장관 등 일본 측 인사들은 26일 직접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의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참의원은 27일 영결식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의 조사를 대독한다.

하준호·김정연 기자 ha.junho1@joongang.co.kr

日 나카소네 전 총리와 고노 전 관방장관 보낸 JP 조의문 전문

김종필 선생님 서거라는 비보를 접하고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광복 후 어려운 환경에서 조국 부흥의 중책을 맡으시며, 일본국과 대한민국의 관계 개선에 크게 진력하셨습니다. 그러한 김종필 선생님의 공적에 깊이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양국을 오가면서 우정을 돈독히 쌓아왔습니다만, 흉금을 터놓고 기탄없는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친구를 잃은 것은 참으로 슬프고 외롭기 그지 없습니다. 이에 생전에 베풀어주신 깊은 교분과 우정에 심심한 사의를 표함과 아울러
유덕을 추모하며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전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나카소네 야스히로

김종필 선생님 서거라는 비보를 접하고 깊은 슬픔을 금할 길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진정으로 일한관계의 파이프로 큰 역할을 오랜 기간 해 오셨으며, 일본에도 수많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일한관계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일한관계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관철하시어 대승적 견지에서 지도해 오셨습니다.

재작년 5월에 자택으로 선생님을 방문 드렸을 당시, 비록 휠체어였지만 무척이나 건강하신 모습으로 앞으로의 일한관계를 걱정하심과 동시에 ‘분발하여 다시 일본에 가고 싶다’, ‘좋아하는 골프를 다시 일본에서 하고 싶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더 많이 일한관계에 대하여 지도해 주시기를 바랬습니다.

아무쪼록 천국에서 계속해서 일본과 한국의 앞날을 지켜보고 있어 주십시오.

-전 중의원의장 고노 요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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