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비상 "시장 가기가 겁나요"|소비자단체들 정부대책 촉구 성명 잇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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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시장 가기가 겁난다-』. 요즘 주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는 각종 생필품가격은 주부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있다.
주경숙씨(34·주부·서울 강남구 대선동)는『슈퍼에 다녀올 때마다 도둑맞은 기분이 든다』는 말로 물가오름세를 대변한다. 주씨는『특히 쇠고기와 야채류가 크게 올랐다』면서『올림픽이후에는 물가가 더욱 오르지 않겠느냐』고 걱정한다.
최근 이 같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등 소비자단체들은 물가상승에 대한 정부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이들 성명서는▲쌀값이 1년 사이에 11·7%나 올랐으며▲쇠고기는 6백g 당 36%나 폭등했다고 밝히고▲쇠고기의 수급계획을 철저히 세워 가격안정을 기해줄 것▲추곡수대가 책정은 소비자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영세 소비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정할 것 등을 정부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가 발표한 전국생필품 가격변동 동향을 보면 금년 8월을 기준으로 할 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1·9%, 금년 1월 대비 10·1%가 각각 올라 물가가 금년 들어 부쩍 치솟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물가오름세는 서울보다 지방에서 심해 지방민들의 허리를 더욱 휘게 만들고 있다. 서울의 경우 전년대비 인상률은 9·7%로 전국 13개 도시(서울·광주·마산·울산·부산·청주·전주·대전·제주·수원·대구·인천·춘천)중 인천(7·4%) 대전(8·6%) 마산( 8·6 %) 전주(9·2%) 춘천(9·6%) 다음으로 적게 오른 셈. 특히 금년 1월 대비 인상률은 6·0%로 13개 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제주는 18·7%, 광주 18·5%, 부산17·1%, 울산 13·0%, 대구 12·7%등이 올라 전국평균 물가인상률을 뛰어넘고 있는 실정.
품목별로 보면 금년 1월과 비교할 때 가장 크게 오른 것은 쇠고기.
쇠고기 5백g당 평균 4천2백61원으로 1월보다 24·6 %나 올랐다. 갈치(55x11cm)도 평균 1천2백99원으로 17·8%가 비싸졌다.
한국부인회가 조사한 전국 주요도시 소비자물가 조사에서도 물가오름세 경향을 반증하고 있는데, 서울의 경우 지난 1월 5백원 하던 당근 1kg이 9백원으로 무려 80%나 올랐으며, 대전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해 5백원 하던 것이 1천 원으로 배나 뛰어 올랐다.
춘천의 경우 지난 1월 1천2백원 하던 돼지고기(5백g)가 8월에는 1천7백50원으로 45·8%나 인상됐으며, 서울에서도 1월에 1천2백50원이던 것이 2백원 올랐다.
소비자 관계자들은『이 같은 물가앙등은 정액임금 소득자의 실질소득을 줄이는 결과를 빚고있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올림픽이후 물가안정을 위해 수입상품 가격책정, 쇠고기가격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하고있다.<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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