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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SF 속 진짜 과학 29화. '레스톨 특수 구조대'와 구조 활동

중앙일보

입력

일본에서 만든 로봇 '엔류'는 포크레인을 닮은 두 개의 팔을 이용해 부서진 자동차를 들어 올리거나, 잔해들을 치운다.

일본에서 만든 로봇 '엔류'는 포크레인을 닮은 두 개의 팔을 이용해 부서진 자동차를 들어 올리거나, 잔해들을 치운다.

재난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제 로봇이 나선다

가까운 미래, 무질서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 세계 각지에서 재해가 늘어납니다. 거듭되는 대형 재해와 참사에 대처하고자 사람들은 기상이변을 막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구조용 로봇 부대를 설립하여 운용합니다. 이름하여 레스톨 특수 구조대. 다섯 기의 구조용 로봇과 이들을 빠르게 운송하는 모함으로 구성된 대원들은 재난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조하는 한편, 기상이변을 막는 계획에도 협력하여 세상을 구하고자 합니다. 과연 그들은 지구를, 그리고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요?

레스톨 특수 구조대는 한국에서 만든 로봇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반적으로 만화에 나오는 거대 로봇이라면 적과 싸워서 물리치고 파괴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로봇은 전투가 아니라 인명 구조 같은 작업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한 것이 특징이죠. ‘경혈’이라고 불리는 지구의 에너지 포인트를 찾아, 이를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이들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그 와중에 각지에서 벌어지는 재난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흥미롭죠.

레스톨 로봇은 모두 다양한 구조 활동에 특화되어 만들어져 있는데요. 생존자를 추적하기 위한 감지 장치나 플래시를 기본적으로 장비하고, 소화탄이나 냉동탄을 발사하여 불을 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유사시에는 장비 전송 시스템이라는 것을 이용, 구급 장비가 담겨 있고 사람을 실을 수 있는 구조 캡슐이나 구조 매트처럼 상황에 필요한 장비를 추가로 받아 사용할 수 있죠. 로봇의 키는 6m 정도로 거대 로봇 중에서는 작은 쪽에 속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사람을 구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난 현장에 최대한 가깝게 접근해서 화재나 붕괴 같은 상황을 막고 구조대들이 도착하는 동안 시간을 끌어줍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죠. 이 같은 로봇이 있다면 재난 현장에서 살아남는 사람들도 늘어날 겁니다.

일찍부터 사람들은 위험한 재난 현장에서 로봇을 사용해 왔습니다. 가령 지진이나 붕괴 사고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들어가기 힘든 틈으로 작은 로봇을 집어넣어 생존자를 찾는 일을 종종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해 주변을 관찰하고 수색하기도 합니다. 로봇을 사용하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단순히 로봇의 성능이 좋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재난 현장은 피해자들에게도 위험하지만, 구출하는 사람들도 위험하기 때문이죠. 큰 사고가 날 때마다 소방관들이 다치거나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만큼 재난 현장은 위험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세계 각지에서는 소방관들이나 구조대에게 다양한 장비를 지급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장비도 무너지는 지붕이나 뜨거운 화염을 막기엔 충분하지 않죠. 그럼에도 그 안에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뛰어듭니다. 로봇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데요. 사람이 들어가기에 좁은 곳이나,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건물이라면 작은 로봇이 들어가는 게 더 좋을 수 있거든요. 튼튼하게 만든 로봇이라면 불길에 휩싸여도 큰 문제가 없는데다, 적어도 인명은 희생되지 않을 수 있죠.

이러한 로봇도 만능은 아닙니다. 일단 인간보다 판단력이 떨어지고, 불편한 바닥에서 빠르게 움직일 수도 없죠. 게다가 작은 로봇이라면 그만큼 힘도 약하겠죠. 반면, 레스톨 로봇처럼 사람이 탑승하는 구조 로봇은 인간의 판단력과 강력한 힘으로 재난 현장에서 활약할 것입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이 같은 로봇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일본에서 만든 ‘엔류’라는 로봇은 포크레인에 팔을 단 것처럼 생겼는데, 이 두 개의 팔을 이용해 물건들을 나르거나 무너질 것 같은 벽을 받칠 수 있습니다. 팔 하나는 500kg. 합쳐서 1톤의 힘이라서 그다지 강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부서진 자동차를 들어 올리거나, 잔해들을 치우는 데는 충분하죠. 게다가 사람이 타지 않고 멀리서 원격 조종도 가능해 더욱 안전합니다.

또 ‘로보키유’처럼 재난 현장에 접근해서 쓰러진 사람을 내부에 싣고 탈출하는 로봇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역시 원격에서 조종할 수 있는 만큼, 구조자도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요. 아이언맨처럼 사람의 힘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로봇 슈트나 로봇 팔 같은 것도 재난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직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과거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가능성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레스톨 같은 만능 구조 로봇이 개발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장비가 훌륭해도 재난 상황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재난이 벌어지면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건 결코 막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런 만큼 재난 현장의 구조 능력 이상으로 재난 그 자체를 막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전홍식 SF & 판타지도서관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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