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다리 미 배구에 "작은 고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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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 남녀배구 팀에 최단신인 동양 계의 「에릭· 사토」 (22)「리엔·사토」(24) 남매가 주전으로 출전해 화제.
키1m77cm인 동생 「에릭」 은 남자 팀의 평균키인 1m93cm보다 16cm나 모자라며 누나 「리엔」 은 여자 팀의 평균인 1m80cm에 22cm나 못 미치는 1백58cm의 단신.
『키가 작아 장신들과 겨뤄야하는 네트플레이나 스파이크 공격은 엄두를 못 냅니다. 대신 우리 남매는 민첩성과 정확성이 뛰어나 후면에서의 수비를 전담합니다』 정확한 리시브 없이 대포 같은 공격이 있을 수 없다는 동생 「에릭」의 설명이다.
중국계 필리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사이의 9남매 중 8째, 막내로 태어난 이들 남매가 배구를 시작한 것은 순전히 부모 덕(?).
배구광인 부모를 따라 초등학교시절부터 틈틈이 연습, 로스앤젤레스 샌타 모니아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엔 남매는 이미 전국 중학교에서 뛰어난 리시브전담 선수로 부각되었다.
3년 전 나란히 국가대표팀에 뽑힌 이들은 시간이 허용하는 대로 서로의 경기를 관전,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는 동료선수들의 귀띔.
세 번 째 서울을 방문하게된 「에릭」은 지난해 FIVB (국제배구연맹) 컵 대회결승에서 소련에 3-2로 아깝게 역전 패한 기억이 새롭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때 서울에서의 신변안전에 대해 큰 걱정을 했는데 와보니 전혀 딴판』 이라는 「에릭」은 누나의 손을 잡고 선수촌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여독을 풀었다. <최쌍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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