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초대형 다단계 '제이유'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검찰이 무점포 형태의 신종 다단계 판매업체인 제이유(JU) 그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제이유피닉스(전 제이유네트워크) 본사와 계열사 등 세 군데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 회사 회계 자료와 컴퓨터.컴퓨터 디스켓 등 관련 자료 20상자 분량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앞서 검찰은 주수도 제이유 그룹 회장 등 회사 간부들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제이유 그룹이 기존의 피라미드 판매방식과는 다른 '공유 마케팅'이라는 신종 다단계 판매업을 벌여 왔다"며 "이 방식이 사기라는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이 있어 사업의 불법성과 사기성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사전 조사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나왔다"며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 방문판매법.석유 시추 관련 사기 수사=검찰은 또 제이유피닉스가 170만~1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특정 직급(SD.Super Distributor)을 취득한 다단계 판매원에게만 수당을 지급한 것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판법)에 위반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현행 방판법은 다단계 판매원의 의무적인 물품 구매 한도를 연간 5만원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제이유 그룹이 우회적으로 투자한 민간 석유탐사 업체인 ㈜지구지질정보의 군산 앞바다 석유 시추사업과 관련, 주가 조작과 사기 혐의로 주수도 회장과 제이유 그룹 계열사를 내사해 왔다.

주 회장 등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유징(油徵.석유 징후)이 발견됐다''예상 가치 매장량만 4억7000만 배럴'이라는 등의 미확인 정보를 흘려 계열사 주가를 급등시킨 혐의로 고소.고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이유 그룹이 석유 시추 사업에 참여시킨 계열사 세신과 한성에코넷 등 코스닥 등록업체는 유징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 말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3월 산업자원부가 "유전 발견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탐사권 연장을 불허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지구지질정보 측은 이에 대해 "유징이 나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산자부를 상대로 탐사권 재허가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이유 그룹의 후원 수당 초과 지급과 관련해 9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이달 12일부터는 특수거래팀 전 직원을 동원, 유사 수신행위 등 제이유의 전반적인 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직권조사에 나섰다.

김종문.정강현 기자

◆ 제이유 그룹은=1999년 12월 주수도 회장이 창업했다. 화장품.건강식품 등 생필품을 판다. 공유 마케팅이란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사용해 사세를 키워왔다. 공유 마케팅이란 회원이 하위 회원에게 물건을 팔아 이익금을 챙기는 기존 다단계 판매와 달리 회원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만 하면 수당을 받는 형태다. 제이유그룹 측에 따르면 지난해 21개 계열사와 관계사를 가진 임직원 500여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연간 매출액이 2조원대에 달해 4조원 규모의 다단계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