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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이남호 총장 "모범생 뛰어넘는 모험형 인재, 장학금 주며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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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거점국립대, 경쟁력을 말한다]전북대 이남호 총장 

거점국립대 중 하나인 전북대의 이남호(59) 총장은 "국내에서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모험인재' 양성, 천혜의 경관자원 활용 전략으로 전북대의 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대는 전국의 9개 거점국립대(서울대 제외) 중 하나다. 개교한 지 올해 71년 됐다.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이 대학 문리대학장 역임), 소설『혼불』을 쓴 소설가 최명희(국어국문학과) 등을 배출했다.

이남호 총장은 2014년 12월 취임해 전북대를 이끌고 있다. 이 총장은 "세계적 평가를 통해 전북대의 연구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혁신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선 전북대가 아직 저평가돼 있다. 인지도·평판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지난 12일 전북대에서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다.

전북대 이남호 총장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모험형 인재 양성, 한국적 캠퍼스 구축으로 전북대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전북대 이남호 총장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모험형 인재 양성, 한국적 캠퍼스 구축으로 전북대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상위 10% 논문 비율' 거점대 중 1위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세계적 통신사인 로이터가 최근 선정한 75개 '2018 아시아 혁신대학' 중 하나로 전북대가 선정됐다. 순위로 보면 거점국립대 중 1위, 국내 종합대학 중 10위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이 매해 발표하는 '상위 10% 논문 비율에서도 거점국립대 중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런 경쟁력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지역에 있는 대학 중 하나로 인식됐다.”
높은 연구 성과의 배경은.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7대 연구소가 우리 대학에 있다.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에선 우주선의 지구 재진입 상황에 대비하는 핵심 기술을 연구한다.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소 중에선 세계 5번째 규모다. 국내 최초로 산업형 LED 식물 공장을 갖춘 LED 농생명융합기술연구소는 캐나다·베트남에 기술을 이전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인수(人獸)공통전염병연구소, 국내 인문분야 학술단체 중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비정부기관(NGO)'으로 승인받은 무형문화연구소도 우리 대학의 자랑거리다.”
전북대 자연사박물관 앞에 있는 배롱나무 연못과 정자 고향정. 전북대 초기부터 있다가 없어졌던 연못을 개교 70주년을 맞아 최근 복원했다. 연못 한가운데 있는 나무가 배롱나무다. [사진 전북대]

전북대 자연사박물관 앞에 있는 배롱나무 연못과 정자 고향정. 전북대 초기부터 있다가 없어졌던 연못을 개교 70주년을 맞아 최근 복원했다. 연못 한가운데 있는 나무가 배롱나무다. [사진 전북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은.
“'전북대'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가 약했다고 생각한다. 연구 성과가 높은 학문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내고 그밖에 3가지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우선 전북대 캠퍼스를 한국에서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로 조성 중이다.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있고 한 해 1000만명이 찾는 전주의 '한옥'을 대학에 적용하는 것이다. 캠퍼스 리모델링 시 전통 한옥의 요소를 반영해 '한국적 대학'의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공간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이런 캠퍼스가 인재양성의 방향성과도 이어진다고 본다. 이외에 모험생 양성, 명품 둘레길 활성화가 브랜드전략이다.”

이 총장은 캠퍼스 내 전통식 정자인 고향정(古香亭)을 인터뷰 장소로 골랐다. 전북대 캠퍼스에선 전통 한옥을 활용한 디자인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전통 창살을 연상케 하는 가로등, 건물 내·외벽 장식 등이다.

한옥 캠퍼스, 명품둘레길 브랜드화 

전북대의 인재상인 '모험생'은. 어떤 인재인가.

“4차 산업혁명은 모범생을 넘어선 모험형 인재를 요구한다. 도전과 모험을 즐기고 스스로 일을 찾아 동료와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다. 총장에 취임한 뒤에 학생들에게 '강의실 밖 체험'을 독려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오프 캠퍼스(Off Campus) 캠퍼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만 학생 944명이 7527학점을 받았다. 1인당 평균 7.97학점이다. 모험과 창의를 시도하는 모험 관련 교과목도 과목당 1학점을 주는데, 지난해 3748명이 수강했다.”

이남호 전북대 총장(가운데)이 이 학교 학생인 강지호(체육교육과 17학번, 왼쪽)씨, 김태연(중어중문학과 16학번, 오른쪽)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이남호 전북대 총장(가운데)이 이 학교 학생인 강지호(체육교육과 17학번, 왼쪽)씨, 김태연(중어중문학과 16학번, 오른쪽)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모험생' 인재의 대표 사례는.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거나, 세계 3대 사이클 대회 코스를 완주하는 사례가 나왔다. 대학 지원으로 저개발 국가를 둘러보고 이에 대한 책을 쓰거나, 실크로드를 횡단하며 동서양 융합을 체험한 학생도 있다. 이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학생들의 모험 계획을 심사해 장학금을 준다. 총장 직인이 들어간 증명서도 발급해준다. 모험 활동이  학생의 진로개척과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
천혜의 경관 자원이란 무엇인가.
“우리 학교 메인 캠퍼스엔 149만㎡(약 40만평) 숲이 있다. 건지산 학술림이다.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 이렇게 잘 가꿔진 숲을 가진 대학은 흔치 않다. 그동안엔 이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 여기에 길이 11.4㎞의 둘레길을 조성했다. 지역주민에게도 개방돼 있다. 대학 구성원이 지역주민을 만나는 소통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북대 캠퍼스를 둘러싸고 도는 둘레길. 전북대 학술림에 속한다. [사진 전북대]

전북대 캠퍼스를 둘러싸고 도는 둘레길. 전북대 학술림에 속한다. [사진 전북대]

LED 농생명·첨단 소재 연구에 강해 

거점국립대는 지역 발전을 견인할 책무도 있다.
“전북의 미래는 농생명산업, 첨단부품소재 산업에 달렸다고 본다. 우리 대학은 자연과학·의학·농생명·수의학 분야에서 공공기관, 기업과 협력하며 융합 연구를 하고 있다. 공과대학과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 등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부품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
거점국립대 네트워크 등 거점국립대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은.
“교육·연구·산학협력·지역사회협력 분야 등에서 거점국립대 간 경쟁보다는 연계·협력이 중요하다. 교육 분야에선 기초학문 육성, 온라인 콘텐트 개발, 연구에선 연구장비 공동 활동, 신진연구자 간 공동 연구 등을 활성화할 수 있다. 수도권 발전과 지역균형 발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인재가 지역에 모이고 지역에서 취업해 착근해야 한다. 거점국립대가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관심이 모아졌으면 한다.”

☞이남호 총장=1959년생. 서울대 학부를 졸업해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전북대 교수(산림과학부)에 임용돼 목재공학을 주로 연구했다. 목재 건조 분야 권위자로 이 총장이 건조한 목재가 현재의 광화문 현판에 쓰였다. 이런 공로 등으로 지난 4월 한국목재공학회 대상을 받기도 했다.

숫자로 본 전북대

-260만㎥: 건지산 학술림 포함한 캠퍼스 면적
-70%: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2017년 기준)
-1635만원: 학생 1인당 교육비(2016년 기준)
-1024명: 전임교원 수(6월 현재)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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