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모비스 작전 베낀 삼성 안준호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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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모비스가 4쿼터 4분30초쯤 81-74로 앞섰을 때, 삼성의 골밑 선수들은 모비스의 지역수비와 겹수비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공격 실패가 잇따랐고, 모비스의 빠른 반격에 쉽게 실점했다. 그러자 삼성의 안준호(사진) 감독은 작전 시간을 사용해 '주포' 네이트 존슨의 용도를 찬스 메이커로 바꾸는 위험한 선택을 했다.

존슨이 화려한 드리블로 모비스 골밑을 파고든 다음 외곽으로 빼내 강혁.서장훈.이정석의 3점슛 기회를 만든 것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작전. 바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크리스 윌리엄스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즉 존슨이 윌리엄스 역할을 한 것이다. 존슨의 '연기'는 완벽했다. 강혁과 서장훈의 3점슛에 모비스 수비는 붕괴됐다. 외곽슛을 내주지 않으려고 몰려나가다 존슨과 서장훈에게 골밑까지 뚫려 종료 1분 전 83-86으로 뒤져 대세를 그르쳤다. 안 감독은 이기기 위해 유 감독의 장기를 베꼈다. 하지만 불행히도 농구의 작전에는 로열티가 없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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