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화제의 당선인] 구미시장 장세용 "박정희 추모 사업, 도시재생 과제 해결할 것"

중앙일보

입력

장세영 더불어민주당 경북 구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경북 구미 선거사무실에서 6.13지방선거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장세영 선거사무소 제공) [뉴스1]

장세영 더불어민주당 경북 구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경북 구미 선거사무실에서 6.13지방선거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장세영 선거사무소 제공) [뉴스1]

경북에서 유일하게 파란 깃발 꽂은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

경북 구미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장이 탄생했다. 장세용(64) 당선인이다. 구미에서 진보 정당 후보가 당선된 건 1995년 민선 실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전체로 볼 땐 20년 만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14일 오전 가진 인터뷰에서 장 당선인은 "이번 승리는 선거혁명, 시민혁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새로운 구미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미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추구하는 바를 잘 살펴 구미를 살려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 당선인은 50년 역사의 공업도시인 구미시가 직면한 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박정희 추모 사업'과 '도시재생'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박정희 추모 사업, 저에겐 큰 숙제죠."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 출마자들이 보수 민심을 잡기 위해 구미 상모동에 위치한 박정희 생가에 들렀다. 95년 이후 보수정당의 김관용 전 시장이 3선, 남유진 전 시장이 3선을 하면서 박정희 100돌 기념우표 사업 등 다양한 추모사업을 진행해 왔다. 젊은 층에서는 "더는 추모사업에 세금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고, 노년층에서는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한다.

장 당선인은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이미 진행돼온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사업 등은 시민의 의견을 종합해 사업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의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모습. [연합뉴스]

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의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모습. [연합뉴스]

대구경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던 장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900여억원을 들여 25만여㎡공간에 조성한 새마을테마공원에 민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새마을테마공원이 거액을 들여 완성됐지만 한 해 60억원이 드는 운영비 등의 문제로 아직 개관하지 못해서다. 여기에 경북민족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해 민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장 당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님이 독립운동가다. 구미에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자리를 만들어 놓으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복합적 이해가 이뤄질 수 있고 나아가서는 교육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중앙포토]

박정희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중앙포토]

20년간 도시재생분야 연구한 도시정책 전문 시장  

장 당선인은 20년간 도시 재생 분야를 연구한 도시정책전문가다. 그는 영남대학교 박사 과정에서 정치사상을 연구하다가 도시 이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거기서 도시 재생으로 분야를 확장했다.

구미공단 전경. [연합뉴스]

구미공단 전경. [연합뉴스]

장 당선인은 "고향이 구미다 보니 공업도시재생 관련해서 연구를 해왔다"며 "프랑스 공간이론가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부산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구를 이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인문한국(HK)교수로 재직하며 공업도시 재생연구에 매진했다. 올해 도시재생 관련 연구 내용을 담은 책 『도시와 로컬리티 공간의 지형도』도 펴냈다.

장 당선인은 구미시에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강도 높게 추진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5년간에 걸쳐 50조원을 조달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자금을 적극 활용한다. 구미역 인근 중앙시장 상가를 정비하고 문화가 있는 거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 [연합뉴스]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 [연합뉴스]

장 당선인은 비어가는 1공단 지역을 구미 산업·행정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도록 하는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현재 시청부지와 세무서 부지를 맞교환해 금융지구를 형성하고 이곳을 방송국 지사와 언론사가 입주하는 프레스 센터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구미시의 숙원사업인 구미 5공단 조기 분양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도 있다. 구미 경제를 살릴 것으로 기대했던 구미 5공단은 지난해 분양을 시작했지만 분양신청이 저조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 당선인은 "5공단 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높은 분양 단가를 조정하고 교통망을 개선해야 한다. 파격적인 분양가를 내거나 10년간 무상임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법적으로 규제망 풀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장 후보가 6·1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5월 31일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와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그는 "파란물결로 구미 기적을 이루자"고 말했다. [뉴스1]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장 후보가 6·1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5월 31일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와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그는 "파란물결로 구미 기적을 이루자"고 말했다. [뉴스1]

장 당선인는 구미에서 태어나 인동초와 인동중, 대구상고를 나왔다. 영남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에서 석사, 영남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방선거 출마 전까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서 인문한국(HK) 교수를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대구경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구미=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