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여성 과다노출 장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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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해외 여름휴양지를 여과 없이 방영한 프로들이 방송심의에서 신체과잉 노출로「주의」를 받았다.
방송심의위원회에 따르면 MBC-TV의『MBC월드뉴스』(6월 11일),『MBC뉴스데스크』(6월 12일), KBS-1TV『지구촌의 지금』(7월 23일)이 칸·와이키키·베니스·니스·과나바콰 해변휴양지 등을 소개하면서 여성 국부부위의 팬티를 클로즈업한 화면이나 토플리스 족들이 팬티만 입고 유방을 노출시킨 채 일광욕을 즐기는 장면 등을 여과 없이 방영, 흥미 위주의 내용으로 방송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주의」조치했다는 것이다.
한편 방송위원회 심의실의 7월 11∼17일 KBS1·2TV, MBC-TV등의 여성신체 과다노출사례조사에 따르면 조사기간 중 총4백29회에 걸쳐 과다노출이 방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방송부문별로 보면 광고가 전체의 72·7%인 3백12회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오락부문 85회(19·8%), 교양부문 27회(6·3%), 그리고 보도부문5회(1·2%)의 순서이었다.
과다노출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해변이나 수영장을 배경으로 수영복 차림의 여성 신체 세부를 클로즈업한 것이 2백41회로 전체 노출사례의 56·2%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광고는 나체를 연상할 수 있게끔 비스듬히 누워있는 자세 및 옷을 벗는 동작 등 매우 선정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
보도부문에서는 피서관련 보도에서 핫팬티·비키니 등 과잉노출의 수영복을 입은 여성을 근접 촬영하여 흥미외주로 진행하는 등 피서와 관련된 과다노출 사례가 많았다.
오락부문은 허벅지나 가슴부위가 과잉 노출되는 출연자의 의상, 신체 세부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즈 차림의 무희 등으로 인한 노출사례가 49회였다.
이밖에 침실장면이나 속옷차림의 선정적 화면도 10회나 나타났으며 특히 드라마 내용 중 성폭행과 관련된 묘사에서 여성의 하체노출 사례도 나타났다. 방송시간대별로 보면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가족시청 시간대(오후 5시30분∼9시)에 가장 높은 신체노출 빈도(39·9%)를 보였다. 노출사례의 대부분은 광고로서 20대여성의 선정적 포즈와 분위기로 일관돼 있어 청소년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될 뿐 아니라 여성의 성이 상품화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승섭 교수(국민 대)는『인체 노출의 근본목적이 광고표현, 제품표현, 또는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부합돼 인체표현이 아름답게 승화돼야 이상적』이라며『성적인 과장이나 그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천편일률적인 표현은 섹스 그 자체를 추구하는 목적밖에 달성할 수 없어 시청자들에게 성적 욕구만 유발할 뿐 상품의 이미지 전달이란 광고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상품보다 섹스만 강조하는 광고를 비판했다.<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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