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12시간 남겨 두고 한밤 싱가포르 시내 투어로 찾았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던 만큼 김 위원장이 다녀간 장소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4분 쯤(한국시간 오후 10시4분)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 호텔을 나와 투어를 시작했다. 투어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초대형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
김 위원장이 첫 방문지는 싱가포르 동남부의 마리나베이에 있는 초대형 식물원 '가든스바이 더 베이'였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로 기네스북에 오른 가든스바이 더 베이는 축구장 141개에 해당하는 총 101만㎡ 규모의 매립지에 조성된 초대형 식물원이다.
인공 폭포와 조명을 이용한 '슈퍼트리쇼'가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여당 유력정치인인 옹 예 쿵 전 교육부 장관과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이 SNS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셀카의 배경이 되는 곳은 가든스바이 더 베이 내 '플라워 돔'으로 추정된다.
플라워 돔은 캘리포니아나 사우스아프리카 같은 지역의 건랭 기후를 모방한 인공 식물원이다.
옥상 위 대형 선박이 눈에 띄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이어 김 위원장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MBS) 전망대에 올라 야경을 봤다.
MBS는 옥상에 대형 선박 모양 구조물을 얹고 있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정확히는 57층 규모 건물 3개가 거대한 배 모양의 스파이파크를 떠받치고 있는 형태로 꼭대기에 있는 스카이파크는 축구장 면적의 2배에 달하는 1만 2000㎡의 '공중 정원'이 있다. 유명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설계하고 한국기업인 쌍용건설이 시공해 더 유명하다.
'에스플러네이드'와 '멀라이언 파크'
김 위원장은 인근의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와 '멀라이언 파크(Merlion Park)의 연결지점에 잠시 들러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건물 외관이 열대 과일 '두리안'과 비슷한 에스플러네이드는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멀라이언 파크는 싱가포르의 기원을 상징하는 머리 사자, 몸은 물고기인 높이 8.6m, 무게 70t짜리 '멀라이언'상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싱가포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놀라워하며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했다.
한편 북미정상회담 전날 밤 이뤄진 김 위원장의 깜짝 관광에 회담 준비를 성공적으로 모두 마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