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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한국기업 유혹 “중국엔 6억 중산층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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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알리바바 그룹이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한국 기업 대상 세미나에서 앤젤 자오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리바바 그룹이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한국 기업 대상 세미나에서 앤젤 자오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알리바바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협회와 ‘신유통 및 한국 핵심사업 전략 세미나’를 열고 그룹의 핵심 전략을 공개했다. 국내 기업체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알리바바는 자신들이 구축한 유통 플랫폼에 한국 기업이 참여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서 ‘신유통’ 대규모 세미나 #빅데이터·AI 이용한 플랫폼 소개 #“중, 5년간 8조달러어치 수입할 것” #90년대생 ‘주링허우’ 공략 강조

이날 세미나에는 앤젤 자오 알리바바 그룹 부회장이자 글로벌 사업 그룹 사장을 비롯해 티몰(알리바바 그룹의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수출입사업 총괄 대표인 알빈 리우, 정형권 알리바바 그룹 한국 총괄 대표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 알리바바가 각 계열사마다 한국에서 소규모 설명회를 연 적은 있지만 본사와 핵심 계열사 임원이 한꺼번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앤젤 자오 부회장은 “현재 3억 명 수준인 중국 중산계층은 2020년이 되면 2배로 늘어난다. 각국의 우수한 제품을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가진 동남아 플랫폼 등을 활용하면 말레시아나 태국 등 5억6000만 명의 동남아 소비자를 비롯해 전 세계에도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가 내세우는 무기는 신유통이다. 이는 2016년 마윈 회장이 내세운 알리바바 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고 여기에 최첨단 물류 시스템을 합쳐 기존 유통 구조를 아예 바꾸는 게 핵심이다. 중국 상하이 등에서 운영하는 신선식품매장 ‘허마셴성’이 대표적으로 이 매장은 수산물이나 과일 등 신선식품을 진열해 놓지만 고객은 제품을 고를 필요 없이 모바일로 결제만 하면 30분 이내 집에 배달해준다. 립스틱 등 화장품을 QR코드로 스캔하면 자동판매기에서 받을 수 있는 무인판매기도 신유통을 이용한 대표적 기술이다.

알리바바는 자신들이 쌓아온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신유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오 부회장은 “온·오프라인은 결국 한 방향만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둘의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는 중국에선 당일 배송이 가능하고 동남아는 3일, 유럽은 5일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서도 중국 해외 직구를 위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알리 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국 해외 직구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억7000만 달러(약 2930억원)을 넘어섰다.

두 번째 무기는 중국의 포괄적 수입 전략이다. 리우 대표는 “중국은 지금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외에서 물건을 더 많이 사들이겠다고 말하는 국가”라며 “앞으로 5년 동안 8조 달러를 수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 설명했다.

알리바바 생태계

알리바바 생태계

그는 특히 중국에서 90년대에 태어난 세대 ‘주링허우(九零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티몰 글로벌 이용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세대로 중국에서 1억7400만 명에 달한다. 리우 대표는 “이들 세대는 최근 남성들도 색조화장에 관심을 보이는 등 뷰티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며 “중국에서 한국의 기초케어나 마스크팩의 인기가 가장 좋지만 이런 분야를 더 파고들면 중국에서 성공할 것”이라 내다봤다.

정형권 알리바바 한국 총괄 대표도 “독특하고 트랜드에 맞는 한국상품을 수출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화장품과 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그동안 전자상거래업체를 넘어 다른 기업에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사업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혀왔다. 이날 알리바바 그룹 임원들이 공통으로 가장 강조한 장점 역시 빅데이터 역량이다. 자오 부회장은 “우리가 가진 데이터 능력을 공유한다면 고객이 어떤 제품을 사는지, 재구매를 할 것인지 등이 파악돼 거래와 재고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우 대표는 “한국 마스크팩의 인기가 높은데 뜯어보면 시트팩이나 슬리핑 팩 등 다양한 수요가 있다”며 “데이터를 통해 수요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파트너사들은 중국의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더 정교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 이라 말했다.

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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