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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北 vs 차분한 美 호텔…北 경호원, 화분 위치까지 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예정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앞. 취재진의 근접 촬영도 불허하고 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예정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앞. 취재진의 근접 촬영도 불허하고 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예정인 싱가포르 세인트 레지스 호텔은 10일 김 위원장의 도착을 앞둔 아침부터 분주했다. 경호부터 삼엄했다. 호텔 앞 약 50m부터 경찰이 차단 장치를 동원해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호텔 입구엔 천으로 된 가림막을 치고 검색대를 설치했으며, 비표를 달지 않은 이들의 출입은 불가능했다.

 흰색 셔츠 차림의 북한 경호원들이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화분 위치까지 세밀히 조정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흰색 셔츠 차림의 북한 경호원들이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화분 위치까지 세밀히 조정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김일성ㆍ김정일 배지를 단 북한 당국자들과 경호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일부 경호원들은 셔츠 두번째 단추를 떼고 김일성ㆍ김정일 배지를 거꾸로 달고 비표로 대신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흰색 반팔 셔츠에 짧게 깎은 스포츠형 머리로 통일한 그들은 호텔 직원들에게 로비에 놓인 화분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세밀한 곳까지 신경을 썼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전날부터 이 호텔에 직접 숙박하며 현장 상황을 총지휘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예정인 호텔 앞에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다. 이들은 기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사진을 촬영하려고 해도 철저히 막았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예정인 호텔 앞에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다. 이들은 기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사진을 촬영하려고 해도 철저히 막았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싱가포르 경찰은 취재진의 출입도 철저히 막았다. 호텔 상황을 촬영하려고 하면 다가와 경찰들이 제지하며 “찍은 사진을 내 눈앞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취재진은 호텔에서 길 하나 건너 있는 빌딩 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36분(한국시간)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할 것으로 파악된 샹그릴라 호텔 로비의 10일 오전 모습. 예상보다 한산하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할 것으로 파악된 샹그릴라 호텔 로비의 10일 오전 모습. 예상보다 한산하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이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5분 거리인 샹그릴라 호텔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숙박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오후 8시35분쯤(한국시간 오후9시35분) 싱가포르 파야 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발표했다. 이날 오전 샹그릴라 호텔은 그러나 차분한 분위기였다. 일반 투숙객들이 가족모임을 갖거나 야외 수영장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었고, 통제도 심하지 않았다. 세인트 레지스 호텔과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을 예정인 샹그릴라 호텔에 설치된 검색대. 10일 오전부터 검색대들이 속속 설치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묵을 예정인 샹그릴라 호텔에 설치된 검색대. 10일 오전부터 검색대들이 속속 설치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오전 11시경부터 검색대 등이 설치되기 시작했으나 차분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샹그릴라 호텔의 직원은 “경찰력은 아마 오후부터 증강될 것으로 안다”며 “일단은 일반 투숙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용히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할 예정으로 알려진 샹그릴라 호텔에서 10일 투숙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할 예정으로 알려진 샹그릴라 호텔에서 10일 투숙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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