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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막, 쿨링 미스트 … ‘서울로 7017’ 더위 사냥 부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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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로에는 올 여름 물을 내뿜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 미스트’가 두 배 늘어난다. [사진 서울시]

서울로에는 올 여름 물을 내뿜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 미스트’가 두 배 늘어난다. [사진 서울시]

서울의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공중 보행공원 서울로 7017(이하 서울로, 총연장 1024m)에선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역에서 만리동 방향으로 약 900m를 20분간 걸어봤다. 지상 17m 높이의 다리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었다.

복사열 등 영향, 주변보다 온도 높아 #폭염특보 땐 양산 600개 무료 대여

100m를 걷는 동안에도 머리는 뜨거워지고, 목에는 땀이 맺혔다. 길 양측을 막은 140cm 높이의 유리 난간 주변의 온도를 온도계로 재어보니 32도까지 올라갔다. 잎이 바짝 말라버린 식물도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의 복사열도 서울로의 온도를 외부 기온보다 평균 2도 정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직장인 최모(30)씨는 “남대문에서 10분 정도 걸어왔다. 걷기 좋은 길이지만 햇빛을 피할 곳이 적어 아쉽다”고 했다.

서울시는 7일 ‘서울로 7017 여름종합대책’을 내놨다. 우선 ‘그늘 부족’ 문제 해결이다. 서울로에는 지름 3m인 이동식 그늘막 15개(총면적 424㎡)가 이달 중순까지 설치된다. 기존에 설치된 고정식 그늘막(지름 2.7m, 총면적 229㎡)을 더하면 그늘 면적이 약 3배로 늘어난다. 그늘막이 서로 떨어져 있는 간격이 50m를 넘지 않게 된다. 또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서울로의 주요 출입로 4곳에서 양산(총 600개)를 무료로 빌려준다.

서울로의 온도를 낮추는 다양한 실험도 한다. ‘정원교실’(만리동 출입구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약 50m 거리)의 벽면에는 남천·아이비·황금조팝 등 꽃이 피는 화분 12종 360여 개로 구성된 ‘그린시티월’이 설치됐다.

또 물을 분사하는 ‘쿨팬’과 ‘쿨링 미스트’ 등의 인공 안개비 시설도 두 배 늘린다. 조영창 서울로운영반장은 “서울로에는 다 자라면 높이 8m가 넘는 느티나무·단풍나무 등의 나무가 1만 여 그루 넘게 식재돼 있다. 3년 후쯤 이 나무들이 잘 자라 제 몫을 다해준다면 ‘자연 그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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