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인력 부족으로 북핵 사찰 제대로 할 지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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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파수꾼, 일손이 부족하다.’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북ㆍ미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핵 사찰 임무를 맡을 전망이지만, 일손부족으로 효과적인 사찰 체제를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 "사찰관 300명 전원투입해도 모자랄 판" #이란에만 80여명 매달려 "인원 부족 큰 문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이 오스트리아 빈 본부에서 열린 이사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이 오스트리아 빈 본부에서 열린 이사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신문에 따르면 IAEA는 지난해 여름 북한 전문 팀을 꾸리는 등 북한 사찰을 위한 준비를 꽤 오래 전부터 진행해왔다.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弥) IAEA 사무총장도 4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사찰에 필요한 역할을 담당할 용의가 있다. 비핵화 합의에 대비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면 수주 이내에 사찰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IAEA가 과거 비핵화 과정에서 역할을 했던 리비아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은 폐기해야 할 핵무기의 수가 많고, 관련 시설의 규모가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의 핵 시설이 1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핵무기를 저장하는 지하시설의 전모 역시 파악하기 어렵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이 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이 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닛케이는 “사찰관들이 시설에 진입하거나 예고 없는 불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느냐의 문제에 앞서 IAEA가 사찰 인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심각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 뉴욕타임스도 “북한의 핵 사찰엔 300명 넘는 사찰관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IAEA에 속해있는 사찰관 약 300명을 풀가동해도 인원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현재 이란 핵 감시 작업에 80명의 사찰관이 투입돼 있는 등 일손에 전혀 여유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란 핵 합의 이탈과 관계없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IAEA의 감시활동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IAEA 관계자는 닛케이에 “세계의 핵 전문가 숫자는 정해져 있다. 북한에서의 본격적인 사찰을 위해선 인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최대의 과제”라고 털어놓았다.

사찰에 필요한 자금은 일본 등 관계국이나 IAEA 가맹국들로부터 지원받겠다는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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