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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기념관 건립하는 게 마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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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임시정부는 조국 독립이란 신념 하나로 일제와 맞서 싸워 온 우리의 망명정부이자 한민족의 대표기관이었다. 임시정부는 세계 식민지 역사상 가장 잔혹했던 일제에 맞서 27년 동안 중국 내에서 11번이나 옮겨 다니면서도 끝까지 처절하게 싸웠다. 그랬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대한민국의 독립이 국제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었다.

우리 헌법에도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임시정부 수립일을 국경일로 지정하지 않고, '임시정부 기념관'을 세우지 않은 것은 역대 정부와 온 겨레의 큰 부채다. 이는 해방 후 이승만.박정희 정권 아래에서 친일파들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고 임시정부 수립일을 국경일로 지정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토대로 삼아야 한다. 임시정부와 관련된 각종 사료를 모아 연구.기록.보존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음의 민족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첫째, 헌법에 명시된 임시정부 법통 계승을 확고히 주장할 수 있다. 둘째, 기념관을 역사교육 현장으로 활용해 후세들의 올바른 역사관을 재정립할 수 있다. 셋째, 애국선열 위패들을 안치해 선열들의 얼을 계승할 수 있다. 넷째, 세계의 망명정부.임시정부 역사상 가장 오래 투쟁한 우리 임정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다섯째, 민족정기와 올바른 역사를 바로세울 수 있다.

이제 정부와 온 국민이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 지정과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에 앞장서길 학수고대한다.

빙인섭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