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럼즈펠드 사퇴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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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미 국방장관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워싱턴이 시끄럽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2004년 이라크에서 82공수 사단장을 지휘한 찰스 스워넥 예비역 소장과 존 리그 예비역 소장이 럼즈펠드 비판에 가담, 럼즈펠드 퇴임을 요구하는 예비역 장성이 6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육군 1사단장이었던 존 바티스트 예비역 소장과 그레고리 뉴볼드 예비역 해병대 중장이 럼즈펠드 사퇴를 요구했었다. 15일엔 원로인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도 같은 촉구를 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라크 공격은 테러와는 무관한 전쟁으로, 전략적으로도 큰 실수"라며 럼즈펠드를 공격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벌써 럼즈펠드 후임자 하마평까지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사퇴론이 번지자 14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럼즈펠드는 안정감과 추진력을 모두 갖춘 지도자"라며 "나는 그를 아낌없이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NYT는 "부시 대통령이 부활절 휴가 중인데도 성명을 낸 것은 퇴역 장성들의 잇따른 비난공세는 물론 럼즈펠드 사퇴설과 관련된 추측성 보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럼즈펠드 자신이 사퇴를 고려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미 언론들은 럼즈펠드가 이라크 수감자 학대 파문 당시 부시 대통령에게 적어도 두 번 이상 사의를 표명했다고 15일 보도했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럼즈펠드가 외부 압력에 밀려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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