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 탓 경상수지 악화 실질 경제성장엔 큰 영향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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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원화가치 상승과 고유가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명목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크게 축소되겠지만 실질 경제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항용.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6일 '최근 경상수지 추이의 분석과 전망' 보고서에서 소득변수와 환율, 교역조건 변화가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후 상품수입은 원화가치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증가한 반면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수입은 늘어나지만 수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해 최근의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상품 수출입은 국내외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데 올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원화가치 상승으로 실질 상품수지(수출물량-수입물량)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은 낮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원화절상 및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명목 상품수지(수출금액-수입금액)는 상당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평균에 비해 5.9% 상승했는데 올해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의 원자재를 수입하더라도 수입금액은 84억 달러가량 증가, 명목 상품수지 흑자가 상당폭 축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서비스수지는 국내외 경기의 영향보다는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서비스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올해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상품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서비스수지 적자는 확대돼 지난해 166억 달러에 달했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41억 달러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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