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김동연, 또 “2020년 1만원 목표 신축 조정해야”

중앙일보

입력

제53차 아프리카개발은행연차총회 참석차 부산을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53차 아프리카개발은행연차총회 참석차 부산을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틀 연속으로 2020년이 목표인 최저임금 1만원 도달 시점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간에는 시차가 있다” #“당장 영향없다”는 연구결과 집착하면 안 된다 의미로 풀이

김 부총리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까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최저임금이 오르면 노동 수요(고용)가 바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장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안 나왔다고 해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지금의 최저임금 과다 인상이 몇 년 뒤에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부총리는 2020년에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한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관련해 “최저임금이 고용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가 느끼는 수용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 특정 연도를 목표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쉽지 않다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올해(16.4%)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두 자릿수 인상한다는 건 무리한 일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내가 답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자신과 장 실장 또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각종 경제 현안에 관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갈등이라기보다는 생각을 공유하며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