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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문 대통령, 한미회담에 혹 떼러 갔다가 부담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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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미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21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23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우리에게 부담이 많이 넘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을 만난 이후에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자꾸 말을 하는데, 북한의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남한이 북한의 태도를 다시 변화시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미국에서 불만을 털어놓는데 그건 사실 볼턴의 발언 때문에 김정은이 놀라서 시진핑에게 쫓아간 것”이라며 “원인을 제공해 놓고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었다고만 불평하면서 결과를 가지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면서 회담하게 하고 싶으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에게) 그 조건을 만들라는 얘기”라며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혹 떼러 갔는데 부담이 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달래거나 설득할 카드를 줬어야 했다. 리비아식이 아니라면 트럼프식은 무엇인지를 알려줬어야 한다”며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든지, 경제지원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인지 등이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과 관련해 남측 취재진 명단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 측도 문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남한 국민 여론이 역류하도록 북한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북한이 몇 가지 불만 있다고 해서 이렇게 드러내놓고 한국 정부를 망신주고 어렵게 하면 되겠나. 지금 한국 여론조사 하면 북한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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