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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투명, 삼성은 'S자 물결'’…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

중앙일보

입력

세계 굴지의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8’에 총집합했다. SID는 글로벌 디스플레이산업의 최신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전시회로, 올해는 22~24일(현지 시각) 개최된다. 한국의 LG디스플레이ㆍ삼성디스플레이도 첨단 기술과 아직 공개 안 된 신제품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화면의 크기를 9인치ㆍ11.8인치ㆍ14인치로 조절할 수 있는 롤러블 CID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화면의 크기를 9인치ㆍ11.8인치ㆍ14인치로 조절할 수 있는 롤러블 CID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될 차량용 플렉서블(휘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대거 공개했다. 롤러블 중앙화면표시장치(CID)는 화면의 크기를 9인치ㆍ11.8인치ㆍ14인치 등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간단한 터치로 내비게이션과 음악 감상, 웹서핑 등 용도에 맞게 화면 크기를 바꿀 수 있다.

물결 형태로 제작된 12.4인치 크기의 S-커브드 CID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물결 형태로 제작된 12.4인치 크기의 S-커브드 CID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물결 형태로 제작된 12.4인치 크기의 S-커브드 CID는 곡선미를 강조하는 최근 자동차 디자인을 반영했다. 최대 밝기 800니트(nitㆍ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에 1200×1920의 해상도로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충돌 사고에도 손상이 없는 언브레이커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충돌 사고에도 손상이 없는 언브레이커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6.22인치 크기의 언브레이커블 스티어링휠 디스플레이는 사고 발생 시 운전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깨지지 않는 플렉시블 OLED 기판에 플라스틱 소재 커버 윈도를 장착했다. 자동차 내장재 안정성 기준에 맞춰 실시한 충돌테스트(속도 24.1㎞/h, 하중 6.8kg)에서 손상 없이 작동한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안경을 쓰지 않아도 평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3차원 이미지로 표현해 인식률을 높여주는 3D 디스플레이▶스마트폰을 물속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아쿠아 센서’▶고해상도의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 기기 등도 전시했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TV를 비롯해 차세대 자동차ㆍ모바일용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77인치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사진 LG디스플레이]

77인치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사진 LG디스플레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77인치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다.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공개한 이 제품은 초고화질(UHDㆍ3840×2160) 해상도에 투과율 40%, 곡률반경 80R(반지름이 80㎜인 원의 휜 정도)의 사양을 갖췄다.  디지털 사이니지, 스마트 데스크,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오는 65인치 초고화질(UHD) 크리스탈사운드OLED [사진 LG디스플레이]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오는 65인치 초고화질(UHD) 크리스탈사운드OLED [사진 LG디스플레이]

또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올 수 있게 만든 55인치와 65인치 초고화질(UHD) 크리스탈사운드OLED(CSOㆍCrystal Sound OLED)도 전시해 차세대 TV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65인치 제품은 이번 전시회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로 선정됐다.

lLG디스플레이의 LTPS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진 LG디스플레이]

lLG디스플레이의 LTPS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이 밖에 운전자 조수석을 위한 16.2인치 디스플레이와 12.3인치의 QHD(HD의 4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등도 전시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첨단 기술 선도기업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한국 기업의 의지가 엿보인다.

대만의 디스플레이 업체 AUO가 선보인 자유형(Free-Form) 디스플레이 [사진 AUO]

대만의 디스플레이 업체 AUO가 선보인 자유형(Free-Form) 디스플레이 [사진 AUO]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 탓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15달러였던 55인치 TV용 LCD 패널 판매가격은 올해 4월 169달러로 21.5%나 하락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앞다퉈 공장을 증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영 디스플레이업체 BOE는 지난 1분기 LCD 세계 점유율 21%(출하량 기준)로 LG디스플레이(20%)를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지난 3년간 중국의 LCD 패널 출하액 81% 증가하는 동안, 한국은 20% 감소했다.

국내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 매출 비중을 늘리고,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폴더블(접히는)ㆍ롤러블(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통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김철중 연구원은 “선제적인 대형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과 폴더블 기기 출시로 LCD 치킨 게임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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