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관록 위에 체력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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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모비스 양동근이 정면 3점슛을 던지고 있다. [전주=뉴시스]

프로농구 모비스가 7년 만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모비스는 11일 전주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4강 3차전에서 양동근(20득점.9어시스트)의 활약으로 KCC를 88-77로 꺾고 2승1패를 기록, 챔피언 결정전에 1승만을 남겨 놨다. 모비스는 기아 시절이던 1998~99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현대(현 KCC)에 1승4패로 패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수비만 얘기했다. 특히 "지역 수비는 시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대일 강압수비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우리가 7 ~ 8점 뒤지며 끌려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힘이 앞선 우리 팀이 결국 4쿼터에 뒤집을 수 있을 겁니다."

유 감독의 말은 이날 경기의 '요약'이 됐다. 경기 초반, 홈으로 돌아온 KCC 노장들의 에너지가 불을 뿜었다. KCC 추승균(32)과 조성원(35)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힘으로 밀고 나오는 김동우와 이병석에 대응했다.

KCC 이상민(34)도 힘을 냈다. 1쿼터 8분15초 제이슨 클락의 골밑슛을 블록슛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양동근은 이상민의 기세에 밀려 하상윤으로 번번이 교체됐다. 그러나 3쿼터, 이상민.추승균.조성원의 발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양동근이 힘을 냈다. 58-64로 뒤진 3쿼터 9분쯤, 양동근은 4쿼터에 힘을 실어 주는 3점슛을 터뜨렸다. 그리고 4쿼터가 시작하자마자 크리스 윌리엄스가 동점을 만들었다. 추승균의 2점슛으로 KCC가 66-64로 앞서 나가자, 양동근은 다시 경기를 뒤집는 3점슛을 터뜨렸고 1분 뒤 다시 3점슛으로 70-67을 만들었다. 양동근의 활약은 18득점을 올린 1차전을 연상케 했다.

양동근이 정규시즌 MVP에 오를 때 '모자람이 있지만 팀 성적 덕을 봤다'는 평가가 많았다. 플레이오프에서 양동근은 그 평가와 맞서 싸우고 있다.

전주=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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