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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담뱃갑 경고그림 더 세진다…아이코스도 '발암' 그림 부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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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구강암 위험을 알리는 담뱃갑 경고그림. 기존 이미지(왼쪽)가 오는 12월부터 좀 더 센 표현(오른쪽)으로 바뀐다. [사진 보건복지부]

구강암 위험을 알리는 담뱃갑 경고그림. 기존 이미지(왼쪽)가 오는 12월부터 좀 더 센 표현(오른쪽)으로 바뀐다. [사진 보건복지부]

오는 12월 더 센 담뱃갑 경고그림이 찾아온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발암’ 위험을 경고하는 그림이 붙는다. 보건복지부는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새로 부착할 경고그림과 문구 12개를 확정하고 다음 달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14일 밝혔다.

담뱃갑 경고그림은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으로 전 세계 105개국이 시행 중이다. 국내에선 2016년 12월 의무화된 경고그림은 경고 효과 극대화를 위해 2년 주기로 교체하게 돼 있다. 올해가 첫 교체 주기다. 이에 따라 현재 궐련 10종, 전자담배 1종인 경고그림이 모두 새 그림으로 바뀌게 됐다.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2기 경고그림위원회가 1년간 논의를 거치고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가 실시돼 최종안을 마련했다.

흡연 폐해 경고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피부노화(왼쪽) 경고그림이 오는 12월부터 치아변색(오른쪽) 경고그림으로 변경된다. [사진 보건복지부]

흡연 폐해 경고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피부노화(왼쪽) 경고그림이 오는 12월부터 치아변색(오른쪽) 경고그림으로 변경된다. [사진 보건복지부]

일반 국민이 가장 자주 마주치는 궐련의 경고그림에선 주제가 일부 변경된다. 경고 효과가 낮다고 평가된 ‘피부노화’는 삭제하는 대신 검게 바뀐 이를 보여주는 ‘치아변색’이 추가됐다. 치아변색은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발생하고, 그림만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나머지 주제 9개(폐암ㆍ후두암ㆍ구강암ㆍ심장질환ㆍ뇌졸중ㆍ간접흡연ㆍ임산부흡연ㆍ성기능장애ㆍ조기사망)은 그대로 유지하되 표현 수위가 더 높아졌다. 뇌졸중은 기존의 간접적 표현 대신에 질환 부위를 그대로 보여주는 식이다.

전자담배에 붙는 경고그림도 대폭 달라진다. 기존에 사용하던 흑백 주사기 이미지는 궐련 경고그림에 비해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니코틴 용액을 쓰는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니코틴 중독 위험을 알려주는 ‘사슬’ 이미지가 들어갔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새로 부착되는 경고그림. 발암 위험을 경고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 [사진 보건복지부]

궐련형 전자담배에 새로 부착되는 경고그림. 발암 위험을 경고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 [사진 보건복지부]

최근 사용이 급증하는 아이코스ㆍ릴ㆍ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착하는 경고그림도 새로 제작됐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담배 반출량 기준)은 지난해 7월 3%에서 올 2월 8.6%로 3배가 됐다.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배출되는 연기(에어로졸)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발암 가능성을 보여주는 그림을 부착기로 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이 14일 전면 교체되는 담배 경고그림과 문구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이 14일 전면 교체되는 담배 경고그림과 문구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경고문구도 그림에 맞춰 조정된다. 새로 도입되는 경고문구는 질병 발생이나 사망 위험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가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로 바뀌는 게 대표적이다. 비 질환 주제도 보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흡연 폐해를 전달하도록 바꿨다. ‘흡연으로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두시겠습니까?’에서 ‘흡연하면 수명이 짧아집니다’로 변경하는 식이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경고그림 전면 교체는 담배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켜서 금연ㆍ흡연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특히 ‘덜 해로운 담배’로 오인돼 소비가 증가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경고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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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담배 제품들. 정부는 담뱃갑 경고그림 크기를 키우는 방안을 2년 후에 논의키로 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담배 제품들. 정부는 담뱃갑 경고그림 크기를 키우는 방안을 2년 후에 논의키로 했다. [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이 제안했던 경고그림 면적을 50% 이상(문구 포함)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2년 후 경고그림 재교체 시에 추진키로 했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흡연자 등을 포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고그림 면적을 늘린다는 정책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플레인 패키징(무광고 담뱃갑) 도입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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