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국회 정상화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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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공전 중인 국회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의 사직 안건 처리를 위해 오늘 열릴 예정인 원포인트 본회의를 자유한국당이 ‘극단적 투쟁’으로 막을 방침이어서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막말 장외 설전이 도를 넘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말이 지나쳤다. 아무리 당원들이 모이는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라 하더라도 단식투쟁 중인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깜도 안 되는 특검 들어줬더니 드러누웠다” “빨간 옷 입은 청개구리”라고 하는 것은 여당 대표로서 품격 있는 태도가 아니다. 가뜩이나 국회 정상화가 시급한 마당에 야당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해야 할 여당 대표가 오히려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에서 즉각 “추미애 리스크가 국회 최대 리스크”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막말 전력이 여러 차례인 추 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야당 역시 무턱대고 반대만 할 게 아니라 협조할 것은 해야 한다. 의원 사직 안건을 오늘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4월에나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4개 지역구가 11개월이나 국민대표 부재 상태에 놓이게 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회가 대의 민주주의를 스스로 파괴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인 것이다.

국회는 열려야 한다. 오늘 본회의를 시작으로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해야 한다. 여당도 지나친 조건 없이 ‘드루킹 특검’을 받아들이고, 야당도 특검 요구가 ‘대선 불복’으로 비치는 듯한 요구는 자제해야 한다. 마침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새롭게 구성됐다.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가 당 대표와는 다른 협상력을 발휘해 국회 문을 여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