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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중 석탄수출 재개 추진…대북 제재 완화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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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쌓여있는 북한산 석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0년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쌓여있는 북한산 석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화해 무드가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 무역상들이 유엔 대북 제재가 한층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중국에 대한 석탄 수출 재개를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중국 무역상 3명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이후로 특히 두드러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중국 무역상은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하던 당시(3월) 북한 무역상이 내게 접근해 ‘북한 남포항에 쌓인 (석탄) 재고 물량을 원하냐’고 물었다”며 “이 북한 무역상은 자신이 보유한 수천t의 무연탄을 t당 30∼40달러(3만2000∼4만2000원)에 팔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무역상 2명 역시 비슷한 가격대의 거래를 제안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일례로 중국 산시성(山西省)에서 생산하는 무연탄 가격은 t당 160∼172달러(17만∼18만4000원)에 달한다. 북한산 무연탄에 비해 4배 가량 비싸다. 아직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아, 북한 무역상들이 헐값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과거 대북 제재 이전에 북한 무역상들은 석탄 거래에 앞서 총 거래액에 대한 일부 보증금(20~30%)을 선불할 것을 중국 무역상에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거래에선 미리 완불(full up-front)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중국 무역상은 단둥(丹東)시에 주재한 북한 무역업체 관계자들에 돈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실제로 (석탄) 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검증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같은 무역상 간의 물밑 거래는 ‘공식 통계’에 잡히진 않는다. 지난 2016년만 해도 북한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석탄 2250만t을 수입했던 중국은 유엔이 북한산 석탄 금수 조치를 취한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는 공식적으로 수입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중국 무역상들은 아직까지 북한과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중국 무역상은 “북한 무역상이 제시한 금액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끝내 거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석탄을 실은) 화물선이 북한 정부에 의해 압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석탄 생산·무역업체는 대부분 국유 기업이지만 무역상들에게 수출 제품 가격 및 물량에 대한 재량권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석탄은 상당수 중국 철강 공장에서 사용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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