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단원 집중학습은 효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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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Y대에 합격한 S군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고민보다는 빨리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초에 물리 I, II와 화학 I, II를 선택했다. 본인도 흥미를 느끼고 있었지만 자연계에서 물리.화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완벽하게 정리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학교에서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죠. 필요하면 얼마든지 학원수업을 받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S군은 주로 전체적인 내용은 교과서와 EBS교재를 기초로 파악하고 유형별 학습은 모의고사를 통해 공부했다. "대체적으로 참고서들이 비슷한 내용이지만, 일단 수능에 반영한다고 하니까 심리적인 안정 차원에서 EBS 교재로 공부했습니다. "

대체적으로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틀리는 문제 위주로 오답노트를 정리했다. 그리고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단원들간의 상관관계를 묻는 문제가 까다로운 편이었습니다. 일상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문제를 읽다 보면 답이 보이는데 단원들간의 관계 문제는 한 단원이라도 부족하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S군은 수능시험 과학탐구영역에서 전부 1등급을 받았다. "쉽게 출제되니까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었지만 공부 자체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문항수도 얼마 안되면서 억지로 표준점수를 정해서 과목 선택에 따라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건 불합리한 것 같아요."

<전문가 진단>

백경학당 모비딕 과학탐구팀장 박기성

지난달 30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의 수능출제계획에 대해 "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학교공부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쉽게 출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보충적으로 방송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한 수험생이 잘 치르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혀 EBS 방송강의의 출제 비중이 높을 것임을 시사했다.

2007학년도 수능시험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암기한 지식을 물어보거나 수식을 이용한 풀이 능력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추리 분석하는 탐구능력을 측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문제유형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단원 간 통합문항의 출제를 권장하고 전 범위에 걸쳐 고르게 출제한다. 과학 개념의 이해 및 적용과 관련된 문항은 전체의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쉽게 출제한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과학탐구가 반드시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 과학탐구는 단원들간 연결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출제되더라도 종합적인 문제 해결력과 분석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더라도 관련 단원들의 핵심내용들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면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다.

수험생들은 우선 단원별 핵심 개념을 정리하고, 이 개념들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다른 과목에서 사용되는 개념들도 문제풀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출제비중이 높은 단원만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단원간의 연관성을 묻는 문항과 관련해 잘 다루어지지 않던 단원도 출제되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들도 나오므로 전 단원이 시험범위라고 생각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기출문제들을 반드시 풀어보되 단원의 내용이 문항구성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과목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시험의 경향만을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했다가는 갑작스러운 난이도 변화에 당황할 수 있다. 전과목의 난이도를 고르게 출제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어떤 과목을 공부할지 오랫동안 고민하는 것보다 빨리 선택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고득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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