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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칸영화제] 강동원 깜짝 등장한 개막식 최고 스타는 이 여성

중앙일보

입력

제71회 칸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8일(현지시간)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 [ EPA=연합뉴스]

제71회 칸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8일(현지시간)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 [ EPA=연합뉴스]

 “진정한 변화는 구체적인 행동에서 비롯됩니다.”

제71회 칸영화제가 개막한 8일(현지시간) 공식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49)의 말이다. 그는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매년 개최되는 이 지상최대의 쇼를 첫날부터 제대로 달궜다. 할리우드 ‘미투’ ‘타임스업’ 운동에 목소리를 높여온 그는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라 비판받는 이 지상 최대의 쇼에 거침없는 직언을 날렸다. 레드카펫에선 4년 전 골든글로브시상식 때 입은 블랙 드레스로 나서 환경보호를 위한 ‘지속가능한 패션’ 화두에 동참했다.

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마틴 스콜시즈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 블란쳇은 아르마니 블랙 드레스를 4년 만에 다시 꺼내입어 '지속가능한 패션'을 솔선수범한 스타란 호응을 얻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마틴 스콜시즈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 블란쳇은 아르마니 블랙 드레스를 4년 만에 다시 꺼내입어 '지속가능한 패션'을 솔선수범한 스타란 호응을 얻었다. [AP=연합뉴스]

“경쟁 부문에서 더 많은 여성을 보고 싶냐고요? 물론이죠. 하지만 심사위원으로서 우리는 2주간 주어진 영화를 심사할 수밖에 없어요. 전 영화감독을 바라볼 때 칠레감독‧한국감독 혹은 여성이나 트랜스젠더 감독으로 구분 짓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 경쟁 부문에 트랜스젠더 감독은 한 명도 없나요? 세상에 우린 (심사도 하기 전에) 벌써 그 영화를 탈락시킨 셈이군요.”
개막식 3시간 전 열린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블란쳇은 “영화제가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렵다”면서도 경쟁 부문 선정작 21편 중 고작 3편의 여성 감독 영화를 포함시킨 데 대해선 신랄하게 유감을 표했다. 그 3편은 에바 위송 감독의 ‘걸스 온 더 선’,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 앨리스 로르와처 감독의 ‘라자르 펠리체’.
블란쳇은 “여기 세 감독은 성별이 아닌 작품성으로 선정됐고 우리도 그들을 ‘여성’이 아니라 ‘영화감독’으로 마주할 것”이라며 공정성을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영화제가 멋진 이유는 모든 작품을 동등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성차별‧인종 다양성‧평등에 목소리를 내고 우리만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데서 진정한 변화가 싹 튼다”고 당부했다.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조화롭지도, 모두의 동의를 끌어내지도 못하죠. 그런데 만약 그랬다면 세계가 얼마나 끔찍하게 지루했겠어요?” 그의 말이다. ‘미투’ 운동에 관한 질문에 “신사분들?” 하고 남성 심사위원들의 답변을 유도하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왼쪽 세 번째 마틴 스콜시즈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가 심사위원단이다. 왼쪽부터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트 블란쳇, 레아 세이두, 로베르 구베르디앙 감독, 가수 카쟈 닌,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에바 두버네이 감독, 드니 빌뇌브 감독 ,배우 장첸. [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왼쪽 세 번째 마틴 스콜시즈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가 심사위원단이다. 왼쪽부터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트 블란쳇, 레아 세이두, 로베르 구베르디앙 감독, 가수 카쟈 닌,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에바 두버네이 감독, 드니 빌뇌브 감독 ,배우 장첸. [ EPA=연합뉴스]

올해 심사위원단은 전체 9명 가운데 5명이 여성이다. 블란쳇을 비롯,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셀마’(2014)를 연출한 에바 두버네이 감독,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 가수인 카쟈닌 등이다. 여기에 대만 배우 장첸, ‘블레이드 러너 2049’ ‘컨택트’ 드니 빌뇌브와 로베르구에디귀앙‧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세 감독이 함께했다. 블란쳇은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심사위원장직을 제안했을 때 제가 올해 심사위원단은 성적‧인종적으로 평등하게 구성돼야 할 거란 조건을 내걸었다. 티에리는 ‘이미 그렇다’고 하더라” 웃으면서, 각기 시선이 다른 7개국 출신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용해 황금종려상을 가를 것”이라 했다.
한편, 올해 경쟁 부문 진출작 중엔 감독이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하는 작품도 있다. 정권 비판적 성향으로 각국 정부에 의해 각각 가택구금‧해외출국금지 당한 러시아 감독 키릴세레브렌니코프(‘레토’)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쓰리 페이스’)다. 이에 블란쳇은 “평화상이 아니라 황금종려상을 가리는 만큼 정치적 이유로 수상을 고려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두 감독이 처한 상황은 정말 끔찍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개막작 '에브리바디 노우즈'로 8일(현지시간) 칸 레드카펫을 찾은 부부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EPA=연합뉴스]

개막작 '에브리바디 노우즈'로 8일(현지시간) 칸 레드카펫을 찾은 부부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EPA=연합뉴스]

이날 저녁 개막식 레드카펫은 칸영화제가 예고한 대로 ‘셀카 금지’ 경고가 눈에 띄었다. 테러 방지를 위한 무장 군인들의 경비도 삼엄했다. 예년보다 다소 경직된 분위기였지만 개막작 ‘에브리바디 노우즈’(감독 아쉬가르파라디) 주연을 맡은 실제 부부 스타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를 비롯해, 주목할만한시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배우 베네치오 델 토로, 배우 줄리안 무어, 판빙빙 등이 카메라 세례 속에 레드카펫을 달궜다.

강동원. [사진 YG엔터테인먼트]

강동원.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연출작 ‘비열한 거리’가 칸에 공개된 지 50주년을 맞아 칸을 찾았다. 한국배우론 강동원이 유일하게 레드카펫에 나섰다. 할리우드 진출작 ‘쓰나미 LA’에 한창인 그는 초청작 없이 칸을 깜짝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블란쳇과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등 여성 심사위원들은 12일 ‘미투’ 운동에 힘을 싣는 레드카펫 행진에도 나설 예정이다. 제71회 칸영화제는 19일까지 개최된다.

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 [EPA=연합뉴스]

8일 개막식에서 레아 세이두. [EPA=연합뉴스]

8일 개막식에서 레아 세이두. [EPA=연합뉴스]

8일 개막식에서 판빙빙.[EPA=연합뉴스]

8일 개막식에서 판빙빙.[EPA=연합뉴스]

8일 개막식 레드카펫에 나선 배우 줄리안 무어. [ EPA=연합뉴스]

8일 개막식 레드카펫에 나선 배우 줄리안 무어.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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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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