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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원 상습성추행’ 이윤택 “독특한 연기지도였을 뿐” 혐의 부인

중앙일보

입력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사강간치상 등 1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사강간치상 등 1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연극연출가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측이 법정에서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9일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감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절차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 전 감독은 변호인을 대동하고 법정에 나와 “성추행이 아닌 독특한 연기지도였다”며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한 이 전 감독은 여성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이 전 감독은 여성 배우의 신체 부의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의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하기 위해 호흡을 지도하는 방법으로 인식하고 지도해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랜 합숙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로 폭행·협박이 있거나 의사와 관계없이 갑자기 손을 끌어당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사강간치상 등 1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사강간치상 등 1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또, 공소장에 피해자들의 실명이 아닌 가명이 기재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전 감독 측은 “누가 무슨 진술을 한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며 “이런 상태로 재판을 진행한다면 마치 인민재판식인데 여론몰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성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이 전 감독 측은 피해자들 진술 대부분을 동의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소 민감한 내용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해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한 차례 준비기일을 더 열어 피해자 진술 등에 대한 이 전 감독 측의 의견을 듣고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다. 다음 준비기일은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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