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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마을 물잠긴 뒤 "호우경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눈깜짝할 사이 덮친 살인폭우에 12명이 죽고 12명이 실종됐으며 7백20여가구 3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간당 최고75mm의 장대비가 퍼부운 강원도영월,충북제천·단양, 경북영주지방은 산사태와 급류에 휘말려 여러곳에서 떼죽음 참사가 났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21일오전6시까지 폭우로 인한재산피해를 68억6천5백만원으로 집계했으나 미처 파악이 덜돼 실제피해는 그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보인다.
또 중앙선·영동선·태백선 열차운행이 중단됐다가중앙·영동선은 21일오전6시까지 모두 복구, 찻길이뚫렸으나 태백선 예미∼함백, 영월∼우정간은 221일오후2시 현재 이틀째 열차가못다니고 있다.
정부는 강원영월·충북제천등 수재지역의 피해 파악·긴급구호·방역에 나섰으며 군도 복구지원을 돕고 있으나 곳곳의 도로유실로 어려움이 많고 이재민들은 상수원 오염등으로고통을 겪고 있다.
【영월=권혁룡기자】한마을4가구에 산사태가 덮쳐 일가족4명등 6명이 떼죽음 당한 강원도영월군영월읍덕포3리 사고현장에는 임봉운씨(35)의 아들 해규군(9)과 이수열씨(36)의 둘째딸 은진양(9)등시체2구를 찾지못해 중장비의 수색작업속에 유족들의 통곡이 사무쳤다.
이곳은 지난13일 폭우때뒷산 진흙탕이 길이 20m가량 금이 가 있었으나 당국이 손을 안써막을수있는참사를 불렀다고 주민들은말하고 있다.
특히 기상대가 20일오전7시30분 호우경보를 내렸을때는 이미 영월군남면 등지에서 주택 2백72가구가침수, 9백27명의 이재민을냈으며 쌍룡제방이 넘쳐 온마을이 물바다가 된뒤였다.
주민 박실광씨(42·쌍룡리)는『1백년만의 집중호우라지만 기상예보가 일찍내렸더라면 피해를 줄일수있었다』며 늑장예보를 원망했다.
영월국교·쌍룡중앙교회등군내8개소에 수용된 이재민 1천7백32명은 군에서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날이 밝자 물이 빠진집을 찾아 가재도구를 챙기고 무너진 집을 고치기에 바빴다.
【제주=김현수기자】마을뒤저수지 범람·붕괴위험으로20일 오전8시 긴급 대피한 충북제천시왕암동일대 주민 40가구 1백10명등 이재민 5백79명은 제주시왕암동 왕리국교 교실등에 분산수용, 뜬눈으로 하룻밤을보냈다.
충북 제원군금성면양화리김운기씨(44)는『논 3천6백평이 모두 유실·침수돼 쌀 한톨도 수확할수 없게 됐다』며 물바다가 된논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었다.
단양군적성면일대 1천2백가구 전화가 케이블이 끊기는 바람에 20일오전9시30분부터 21일오전11시 현재까지 모두 불통, 주민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하지못하고 있다.
【가평=김영석기자】집중호우가 내린 20일오후2시쯤경기도가평군설악면회곡1리청평호근처에 있는 별장(주인 김결·46)에서 내부수리작업을 하던 이병익씨(46·가평군외서면하천리41)등 인부 10명이 별장건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매몰, 9명은2시간20분만에 구조됐으나이씨는 숨졌다.
또 20일 오후7시30분쯤경기도안성군삼죽면도화동부락 지영국씨(36)의 장녀미아양(4)이 급류에 휘말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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