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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엄마' 미들본, 트라이아웃 삼수 성공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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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엄마' 사만다 미들본(28·미국·1m86㎝)은 3번째 도전 만에 한국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여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만다 미들본. [사진 KOVO]

여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만다 미들본. [사진 KOVO]

미들본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2018 여자 프로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2015년 시작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4회째를 맞이한 가운데, 미들본은 3회나 한국 무대를 노크한 삼수생이다.

2016년 트라이아웃에 첫 참가한 미들본은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은 당시 센터와 측면 공격이 다 가능한 미들본을 눈여겨 봤다.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온 미들본은 인삼공사 동료들과 한 달 반 동안 훈련했다. 하지만 뒤늦게 임신한 것을 알게 됐고, 결국 계약 해지를 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미들본 대신 합류한 알레나 버그스마(미국)가 걸출한 실력으로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르면서, 미들본의 이름은 쏙 들어갔다. 그 사이 미들본은 딸 쌍둥이를 출산했다. 그리고 출산 한 달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두 번째 도전은 평가받지도 못하고 무산됐다. 2017년 트라이아웃 서류를 마감 날짜를 하루 넘겨 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배구연맹(KOVO)는 미들본의 간절한 마음은 알지만 서류를 늦게 냈기 때문에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여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만다 미들본. [사진 KOVO]

여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만다 미들본. [사진 KOVO]

그런데 미들본은 올해 또 도전했다. 트라이아웃 첫날 만난 미들본은 "지난해 서류가 늦어 참가하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는 에이전트에게 KOVO에서 트라이아웃 공고가 나오면 바로 알려달라고 했고, 2달 전에 서류를 냈다"며 웃었다.

이토록 한국에서 뛰고 싶어하는 이유는 뭘까. 미들본은 "한국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았지만 워낙 인상이 좋았다. 동료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줘서 제대로 함께 뛰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미들본은 2년이 지났는데도 '안녕하세요' '파이팅' 등 한국어를 기억하고 있었다.

엄마가 되면서 마음가짐도 더 절실해졌다. 미들본은 "아무래도 육아를 하다보니,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더라. 한국에 가면 쌍둥이를 꼭 데려가겠다. 육아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면 배구를 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만다 미들본의 쌍둥이 딸. [사진 미들본]

여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만다 미들본의 쌍둥이 딸. [사진 미들본]

2년 만에 미들본의 플레이를 본 서남원 감독은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어서 지명 후보 중 한 명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공격에 특화된 선수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몬차=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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