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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판 오늘 스타트…증인 100명과 진실공방 벌어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월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가운데)이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구속 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3월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가운데)이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구속 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재판이 3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준비기일에는 불출석" 통보 #정식 재판부터는 출석할 듯 #공소장 적시 인물만 26명 #증인 100여명 출석 가능성도

이번 사건에 직접 연루되거나 관련이 있는 핵심 증인은 30여명에 달한다. 검찰이 공소장에 ‘핵심 인물 및 혐의관련자’로 적시한 인물들만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26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검찰 조사와 별도 재판 과정에서 혐의의 상당 부분을 인정해 이번 재판에서도 이 전 대통령 측과 치열한 ‘진실 게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다양하고 복잡한 데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 및 측근 등 연루된 인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재판에선 총 138명의 증인들이 출석하거나 증언했다. 공소 이후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신청된 증인들도 상당수였다.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도 재판이 진행되면서 추가 증인 신청이 이뤄져 약 100여명의 증인이 출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전 대통령은 ‘집사’로 통했던 김 전 기획관 등 측근을 통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7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수수)를 받는다. 또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다스의 미국 소송비(약 68억원)를 삼성전자로부터 수수하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보그룹, 김소남 전 의원, ABC 상사 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총액은 모두 111억원에 달한다. 다스에서 1991년~2007년 33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는 등 349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을 앞두고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한 뒤 증거조사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공판준비기일엔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기일이 끝나고 정식 재판에 돌입하면 출석해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대통령은 김희중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통해 받은 특활비 1억원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이 오는 10월 8일 만기되기 때문에 정식 재판에 돌입하면 재판부에서 ‘주 4회’ 재판을 여는 집중 심리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집중 심리가 진행됐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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