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이 18번 홀에서 파 세이브를 한 뒤 공을 집어들고 있다. [오거스타AP=연합뉴스]
거리가 240야드나 되는 파3의 4번 홀 역시 선수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버디는 4개에 그쳤고, 보기가 15개, 더블보기 1개가 나왔다.
○…2003년부터 4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한 최경주는 1라운드에서 4오버파를 기록한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주는 "그린 스피드가 예년보다 느려져 거리를 맞추기 어려웠다. 보기가 많아지면서 아이언샷의 감각도 떨어졌다. 특히 막판 3개 홀에서 스코어를 낮추려다 오히려 줄보기를 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그러나 "아직도 기회는 많다. 2라운드에선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첫날 선두에 나선 비제이 싱은 "아직 1라운드에 불과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싱은 "지난해와 달리 날씨가 무척 좋아 공이 쭉쭉 뻗어나갔다. 그러나 큰 소리로 떠들어선 곤란하다. 내년에 마스터스 사무국이 코스 거리를 더 늘릴지 누가 아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싱은 또 "이제까지 여러 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했지만 오늘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주최 측이 코스를 무척 어렵게 만들어 놓은 뒤 선수들 사이에 말들이 많은 모양인데 코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출전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코스 길이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크게 늘어난 점.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파3의 4번 홀(240야드)에서 티샷하기 앞서 5분가량을 망설이다 2번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하기도 했다. 우즈는 평소 "노인들이나 갖고 다니는 클럽"이라고 비아냥거렸던 5번 우드를 골프백 속에 챙겨 넣었다. 심지어 7번 우드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마스터스에 출전한 5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은 오거스타 골프장의 까다로움에 혀를 내둘렀다. 특히 우즈와 동반 라운드한 지난해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챔피언 에도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는 버디를 1개도 뽑아내지 못하고 8오버파를 쳐 하위권으로 처졌다.
몰리나리는 "엄청난 갤러리에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우즈와 경기를 하다니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출전한 5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기록한 버디는 단 한 개에 불과했다.
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