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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3위’ 펠 추기경, 아동 성 학대 혐의 법정 출두

중앙일보

입력

아동 성 학대 혐의를 받는 조지 펠 호주 추기경이 2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동 성 학대 혐의를 받는 조지 펠 호주 추기경이 2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톨릭 바티칸 본부의 재무총감으로 서열 3위 신부인 호주의 조지 펠 추기경이 1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 법원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펠 추기경은 호주에서 2016년부터 소년 신도들에 대한 성적 비행 의혹이 제기된 뒤 2017년 6월 호주 검찰에 의해 공식 기소됐다.

호주 법원은 지난 한 달 동안 기소 내용에 대한 증인 청문을 벌였다. 사건 당시 소년 성가대원 등 목격자 약 50명의 증언을 들은 뒤 펠 추기경을 공식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사 측이 제시한 증거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재판에 회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펠 추기경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펠 추기경은 수십년 전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를 은폐하거나 자신이 직접 아동 성 학대를 저질렀다는 등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미권을 중심으로 카톨릭 사제들의 소년 신도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이 공개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간 일반 사제들의 의혹을 은폐한 혐의로 주교 이상 고위 신부들이 비난받은 적은 있지만 추기경이 직접 범죄 용의자로 지목되는 펠이 처음이다.

펠 신부는 멜버른 대주교에 이어 시드니 대주교에 오른 뒤 2003년 추기경에 올랐으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바티칸 재무총감에 뽑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주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져야 펠 추기경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펠 추기경은 이번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면 재무원장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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