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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연일 남북회담 비판 … “독재자 달래려 북 인권문제 못 꺼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홍준표. [연합뉴스]

홍준표.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일에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 필승 결의대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지 못한 것은 포악한 독재자, 어린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를 달래서 어떻게라도 해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판문점 선언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남북합의문에 북핵 폐기 절차까지 다 나와 있다”며 “이번 합의문은 북핵 폐기가 아니라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고 돼 있어 더 후퇴한건데 그걸 환호하는 언론이나 여론이 내가 보기엔 딱하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앞두고 보수 결집용 분석 #출마자는 중도층 이탈할까 속앓이

홍 대표는 전날에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 결과는 우리 안보의 자발적 무장 해제”라며 맹공을 가했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부터 홍 대표는 하루도 쉬지 않고 “남북 위장평화쇼”(지난달 27일)→“말의 성찬에 불과”(28일)→“세 번 속으면 공범”(29일) 등의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보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와 확실히 대립각을 세워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렇지만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홍 대표의 강경노선이 중도층 이탈을 유발할까 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달 30일 “홍 대표와 당 지도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도 1일 홍 대표에 대해 “다소 너무 나갔다는 느낌도 든다”며 “국민적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후보자와 당 지도부 간 조율 과정을 거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이날 “박수 칠건 박수 치고 비판할 건 비판해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자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며 톤 조절에 나섰다.

한편 홍 대표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해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돈이 없으니까 잡아가라고 했다”며 “(선관위의 조치는) 당 대표도 입 다물고 있으라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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