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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사과는 당사자에게, 범죄자는 감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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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콩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오른쪽)가 조사를 받는 강서경찰서 앞에서 조 전 전무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연합뉴스, 장진영 기자]

'땅콩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오른쪽)가 조사를 받는 강서경찰서 앞에서 조 전 전무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연합뉴스, 장진영 기자]

'물컵 갑질' 혐의로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1일 강서경찰서로 소환된 가운데, 이날 경찰서 앞에는 땅콩 회항 사건의 당사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경찰서 앞에서 현직 대한항공 직원들과 함께 조양호 총수 일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박 전 사무장은 "더는 총수 일가의 사죄 쇼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과는 당사자에게, 범죄자는 감옥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경찰서 앞에 섰다.

박 전 사무장은 "'땅콩 회항' 사건 이후에도 잠시 시끄러웠을 뿐, 총수 일가의 쇼에 금방 잠잠해졌다.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라며 "오너 일가의 말 한마디가 규정이나 법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재벌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해 막대한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조 전 전무의 완전한 퇴진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조양호 총수 일가를 향해 "타자의 삶도 가치있는 삶이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채널A 외부자들 화면 캡처]

[채널A 외부자들 화면 캡처]

박 전 사무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채널A 프로그램 '외부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과 밀수 의혹 등에 대해 "대한항공 경영진에게는 '직원도 인간'이라는 개념이 빠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오너 일가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생존권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부 고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전 사무장과 함께 시위에 나선 이건흥 대한항공 A380 여객기 기장도 "조 전 전무가 퇴진 이후에 회사에 다시 복귀해서는 안 된다"며 "무능하고 부도덕한 사람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을 막으려면 조속히 경제민주화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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