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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고 제주로 날아왔나?…적갈색따오기 국내서 첫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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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기록종 적갈색따오기 3마리가 제주도 한경면에서 발견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미기록종 적갈색따오기 3마리가 제주도 한경면에서 발견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지금까지 국내에 서식 기록이 없던 ‘적갈색따오기(Plegadis falcinellus)’ 3마리가 제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일에 제주도 한경면에서 미기록종인 적갈색따오기 3마리를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미기록종이란 외국에는 서식하지만, 국내에서는 서식이 아직 확인되지 않는 종을 말한다. 이번 적갈색따오기의 발견으로 국내에는 따오기(Nipponia nippon), 검은머리흰따오기(Threskiornis melanocephalus)와 함께 총 3종의 따오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정선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조류와 같은 척추동물이 미기록종으로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아직 국내에 종수가 많지 않은 조류에서 미기록종 발견은 국가 생물다양성 확보를 비롯해 학술적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상악화로 길 잃고 날아온 듯”

미기록종 적갈색따오기가 제주도 한경면에서 발견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미기록종 적갈색따오기가 제주도 한경면에서 발견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적갈색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종으로 몸길이는 55~63㎝ 정도다. 암수 모두 전체적으로 적갈색이 뚜렷하고 날개와 꼬리는 흑갈색이지만 녹색과 보라색의 광택이 있는 게 특징이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따오기류 중 분포권이 가장 넓은 종이며, 영역을 점차 확산하는 추세로 알려져 있다. 주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유럽 동남부, 아프리카, 호주,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분포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관찰한 개체가 동남아시아 등 본래 분포권을 벗어나 우연히 제주도 일대까지 오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동 중에 기상악화로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나 한국으로 날아온 길 잃은 새라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분포권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한국으로 날아왔을 가능성도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서식지 확장으로 이동했을 경우, 이번뿐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해서 발견될 수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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