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양냉면, 멀리서 온…멀다고하면 안 되갓구나”말에 평양냉면점 앞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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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한 평양냉면 전문점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뉴스1]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한 평양냉면 전문점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뉴스1]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옥류관 평양냉면을 만찬 메뉴로 준비했음을 언급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평양냉면 열풍’이 불고 있다. 시원한 육수에 젖은 메밀면을 끊으며 한반도 평화를 미리 맛보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을 시작하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갓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멀리서 온”이라고 말한 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쳐다보며 “멀다고 말하면 안되갓구나”라고 정정해 긴장된 분위기의 회담장에 환한 웃음을 선물했다. 평양냉면이 긴장된 분위기를 푸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이다.

고양시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회담을 지켜보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큰 웃음이 터졌다. 대체로 예상치 못 한 김 위원장의 농담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회담장에서 ‘평양냉면’이 언급되면서 이날 오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나타내는 ‘실시간 트렌드’ 1위 키워드는 ‘평양냉면’이 차지했다. 오후 1시 기준으로 ‘평양냉면’이 언급된 트윗은 총 5만4464건에 달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정오께 서울 중구의 한 평양냉면 식당에서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정오께 서울 중구의 한 평양냉면 식당에서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의 평양냉면 전문점 앞은 모처럼 평양냉면을 맛보기 위해 발걸음 한 시민들로 인산인해였다. 서울 마포구염리동과 중구 필동, 송파구 방이동의 평양냉면점 등은 이웃한 가게를 지나 옆쪽 골목까지 이어질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20∼30m 정도 대기 줄이 섰다. 손님들은 남북정상회담 이야기뿐 아니라 평양냉면에 대한 평가 등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 정상회담 만찬에 평양냉면이 오른다. 북측은 평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해 ‘정통 평양냉면의 맛’을 남측 정상회담 인사들에게 대접할 예정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면서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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