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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빠를 죽였나요” 폭격으로 숨진 아빠 곁 아이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2일(현지시간) 예멘 북부 결혼식장 폭격 현장에서 발견된 소년. 구급대원에게 발견된 소년은 이미 숨을 거둔 아빠를 껴안고 오열했다 [VOA NEWS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2일(현지시간) 예멘 북부 결혼식장 폭격 현장에서 발견된 소년. 구급대원에게 발견된 소년은 이미 숨을 거둔 아빠를 껴안고 오열했다 [VOA NEWS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2일(현지시간) 예멘 북부 결혼식장에서 일어난 사우디아라비아군 폭격으로 아빠를 잃고 오열하는 한 어린 소년의 모습이 공개됐다.

전 세계인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사우디군의 무차별 공습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예멘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방송인 알 마시라(Al Masirah)는 사우디군 폭격을 맞은 예멘 북부 결혼식장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쓰러진 아빠 옆을 지키고 있는 한 남자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아이의 아빠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고, 아이는 겁에 질린 채 아빠 옆에 꼭 붙은 채로 구조대원에게 발견됐다.

구조대원들은 아이에게 다가가 구해주겠다고 했지만, 아이는 아빠 옆에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아이는 구조대원을 향해 "나는 우리 아빠를 죽이지 않았어요. 누가 아빠를 죽였나요"라고 소리치며 오열했다.

아빠와 함께 결혼식장에 참석한 아이는 사우디군의 폭격으로 한순간에 아빠를 잃었다.

한편 이날 사우디군의 폭격으로 아이의 아빠를 포함해 신부 등 최소 20명이 목숨을 잃고, 신랑과 하객 등 45명이 크게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대다수는 결혼식에 참석한 여성과 어린이로, 부상자 일부는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종파 갈등으로 시작된 예멘 내전은 사우디군이 개입하며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사우디군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고한 시민을 향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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