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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충기와 문자 논란 법원장 출신 판사, 페이스북 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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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왼쪽)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오른쪽) [JTBC 뉴스룸 캡처, 중앙포토]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왼쪽)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오른쪽) [JTBC 뉴스룸 캡처, 중앙포토]

법원장을 지낸 고위 법관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삼성을 홍보했다'는 등의 아부성 발언과 '가족의 인사청탁'을 암시하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보도가 나오자 해당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차단했다.

23일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법원장을 지낸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부산지방법원 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삼성 대외협력업무 최고책임자였던 장충기 사장에게 직무와 무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 13건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 사이 강 부장판사는 장충기 전 사장에게 가족의 인사 청탁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강 부장판사가 장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면 "인도 사업장에 가 있는 제 막둥이 동생이 억압 분위기를 못 견디어 해서 사직하라 했다. 벙커식 리더십으로 부하를 통솔하는 김 사장이 안타깝다. 그동안 진 신세는 가슴에 새긴다"라고 했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JTBC 뉴스룸 캡처]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JTBC 뉴스룸 캡처]

매체는 삼성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친동생의 인사 문제를 장 전 사장이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강 부장판사는 삼성전자 기기 등을 사용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직접 찍어 올리고, 이 사실을 장 전 사장에게 알리기도 했다.

2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강 부장판사는 지난 2015년 12월 14일 일정표 앱 활용과 관련한 동영상을 촬영하며 삼성의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인 '삼성 페이'를 소개했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JTBC 뉴스룸 캡처]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JTBC 뉴스룸 캡처]

강 부장판사는 이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한 다음 날 장 전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 '삼성 페이를 소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밖에도 삼성 페이 이용 현황, 평소 자신이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등 직무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문자 메시지를 장 전 사장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매체는 강 부장판사가 현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부부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장을 맡고 있다며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부장판사는 장 전 사장에게 부적절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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