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예술단체 후원받아"무럭무럭"|LA 「사단법인 아츠」 등 상담기관 잇달아 등장|기금모금·인력동원·예산짜기도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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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다양한 방법의 기금모금과 폭넓은 자원봉사자들의 활용, 이 두 가지 요소는 미국의 다양한 목적을 가진 수많은 민간단체의 운영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현상. 특별히 비영리적인 소규모의 문화 및 공연예술 단체의 경우는 운영기금 모금결과와 자원봉사자 활동이 단체의 사활을 결정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최근 이러한 단체를 돕기 위한 기관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중 연극·무용·음악·미술·사진 등 7백50여개 소규모의 예술단체가 밀집해있는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84년설립된 사단법인 아츠의 활약이 눈부시다.
『우선 문화 및 공연 예술단체 운영을 예술가 특유의 오랜 주먹구구식에서 합리적으로 바꾸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아츠의 팀이 공연기획·예산짜기·출납·마키팅·홍보·기금모금·인역동원 등의 효율적인 방법을 상담해 줍니다.』
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초로 문화 및 공연예술단체를 지원할 목적의 비영리단체 아츠를 세워 오늘날까지 이끌어오고 있는 사무국장 「마크·앤더슨」씨의 설명이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미국에서는 이제 아무리 규모가 작은 예술단체라 하더라도 독특한 아이디어의 기획과 합리적인 예산짜기와 집행 등이 없이는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츠는 연간 예산액이 1백만달러미만인 단체들만을 돕는다. 또한 도움을 청하는 단체에는 매주 평균 2시간씩 필요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인 전문가들이 공연기획·예산짜기·인력 동원방법 등을 상담해준다.
2주일간부터 8개월간에 이르는 특별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특별히 아츠의 프로그램중 인기가 높은 것은 공연비 대여제도. 자금조달이 어려운 단체가 문화행사나 지방공연을 할 경우 미리 필요한 비용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것인데 최고 1만달러까지 가능하고 대여기간은 6개월까지다.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입니다. 새로운 후원자를 얻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단 후원자가 된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이 준 돈이 어떤 곳에 쓰이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또 후원자들끼리의 모임을 주선하여 교제토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후원자들이 자신이 낸 돈이 예술진흥에 보람있게 쓰이고 있다는 확신과 긍지를 갖게 되어 그들 스스로가 또다른 후원자를 물색한다면 기금모금운동은 성공적이라는 것이 「앤더슨」씨의 얘기다.
새로운 후원자를 얻기위해서는 특별히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데 늘 눈을 크게 뜨고 신문에서 주요인사와 기업의 움직임을 살펴 계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81년부터 문화 및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업가·법률가·대학교수 등 50여명이 중심이 되어 미국에서도 가장 많은 인종, 가장 다양한 예술이 혼재해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보자는데 착안하여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아 비롯된 것이 사단법인 아츠.
오늘날에는 로스앤젤레스지역 1백개 기업의 1백75명 인사들이 연간예산 21만5천8백22달러(88년)의 아츠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박금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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