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봄 되면 쑤시는 무릎에 세계 첫 패치형 관절염약 붙이세요

꽃피는 봄이 되면 관절염 환자는 괴롭다. 겨울 내내 웅크려있어 굳고 약해진 무릎 부위와 관절이 갑자기 늘어난 활동과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삐걱거리기 시작해서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관절염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나이가 들면 닳고 변형돼 뼈나 인대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SK케미칼 치료제 ‘트라스트’

이런 증상은 근육량이 적고 관절이 작은 여성.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자주 발생한다. 최근엔 관절염이 생활방식의 변화로 20~30대 환자에게서도 늘고 있다. 관절염은 장기간 치료해야 하는 만성 난치성 질환이어서 평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먹는 약은 위장에 부작용 우려

의료업계에선 경구형 관절염약을 쓸 경우 무릎에 직접 부착하는 방법을 권한다. 경구형 관절염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 부위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이를 위해 무릎 등 관절 부위에 손쉽게 붙이고 떼는 형태의 ‘트라스트 패취’를 선보이고 있다.

겨우내 굳고 약해진 관절이 봄이 되면 늘어나는 활동량을 견디지 못해 통증이 시작된다. 트라스트 패취는 무릎 부위에 부착해 소염진통 약물 을 48시간 동안 동일한 농도로 환부에 전달해 약물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여준다. 트라스트 패취 제품 모습. [사진 SK케미칼]

트라스트 패취는 1996년 세계 처음으로 붙이는 무릎 관절염 치료 패취(Patch)다. 발매 당시 소비자들에겐 ‘노란 파스’ ‘노란 계란약’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트라스트에 사용된 소염진통 약물인 피록시캄의 노란색을 적용한 타원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트라스트 패취는 TDDS(Trans-dermal Drug Delivery System 경피약물 전달체계) 기술을 통해 피록시캄을 48시간 동안 동일한 농도로 아픈 무릎에 전달한다. 관절 부위에 직접 부착해 약물이 환부인 무릎 관절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한다. 약물을 전달하고 줄여준 것이다. 이는 기존의 먹는 약이 혈액 내 약물 투입으로 위장이나 전신에 일으키는 부작용을 줄여주고 치료 효과는 높여 국내 대표 무릎 관절염 치료제로 자리 잡게 됐다.

또한 트라스트 패취는 피부에 오래 붙어 있으면서도 피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신축성이 좋은 의료용 폴리우레탄을 사용했다. 또한 콤팩트한 타원형도 무릎 관절에 적합한 모양으로 인정받게 됐다.

독감·대상포진 백신 개발 선도

SK케미칼은 대한민국 신약 개발에 앞장서왔다.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를 선보였으며 2001년 천연물 의약품인 ‘조인스’ 2007년 발기부전치료 신약 ‘엠빅스’ 등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했고 지난해엔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했다. 바이오 신약 최초로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를 글로벌 제약사 CSL사와 손잡고 미국과 유럽에 진출시켰다. SK케미칼은 또한 지난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의 최종 허가도 획득했다.

이 같은 진취적인 성공은 SK케미칼이 2006년 세계 생명과학의 변화를 간파해 예방의학의 첨병인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결과다. 당시 국내에선 미지의 분야였던 백신에 대규모 투자와 세계적인 백신공장 설립으로 첫 걸음을 내디뎠다.

SK케미칼이 사노피 파스퇴르와 맺은 독감백신 기술 이전과 라이선스 계약만 1억5500만달러에 이른다. 국내 의료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카이셀플루는 독감 사망자가 속출했던 미얀마에 긴급 공수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필수예방접종 백신, 대테러 백신 등 전체 백신 28종 중 절반인 14종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SK케미칼은 이를 발판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식약처의 정책도 힘을 실어 준다. 식약처는 2016년 WHO(세계보건기구)와 백신 분야 업무협력·보안약정을 맺고 국내 백신의 허가와 심사 자료를 공유해 GMP 실사를 면제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중동·남미 등에서 국내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품에 대해선 자국 내 별도 임상 없이도 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