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앤드루스 기지서 직항으로 방북 추정…청와대 “모든 정보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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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한이 영구적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보상은 없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한이 영구적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보상은 없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의 방북을 한국 정부가 확인하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미 간에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지명자의 극비 방북을 사실상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중국 통해 입북 땐 정보 샐 우려 #과거 고위급 인사도 전용기 이용

폼페이오 지명자는 미국의 관용기 또는 군용기를 통해 북한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같은 제3국을 통해 북한에 입국할 경우 외부로 정보가 새어나가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지명자가 탄 항공기가 북한 영공에 들어가는 항적은 한국 공군의 레이더에 나타날 수밖에 없다. 어떠한 경로로건 정부 당국이 미국 측 인사가 비밀리에 북한에 들어간 사실을 파악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근거다.

과거에 북한을 찾은 미국 고위급 인사들도 대부분 항공편을 이용했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부 장관과 200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2014년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전용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만이 1994년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평양에 도착했을 뿐이다.

이들은 모두 워싱턴 DC 근처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른 뒤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에서 급유하고, 민항기 노선인 미주 항로를 따라 북한으로 들어갔다. 2014년 클래퍼 전 국장의 경우 도중에 전용기가 고장나 괌을 들러야만 했다.

정부 소식통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괌이나 오키나와를 경유하지 않고 북한으로 직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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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장관 전용기를 비롯해 130여 대의 다양한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지명자는 아직 의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폼페이오 지명자가 CIA 보유 항공기나 군용기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

CIA는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내세워 항공기를 빌린 뒤 비밀작전에 투입한 전력이 많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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