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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우유 안돼”…서울대, 채식주의자 반대에 1주일 만에 식단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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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학생 식당의 채식주의 메뉴를 계란과 우유 등을 넣는 '일부 채식주의' 식단으로 바꿨던 서울대가 일주일만에 이를 철회했다. 채식주의자 학생들의 반대 의사를 받아들여 다시 완전 채식주의식으로 돌아간 것이다.

11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식당인 감골식당 채식뷔페 메뉴를 지난 9일부터 비건(Vegan)식에서락토오보(Lacto Ovo)식으로 변경했다.

서울대는 지난 3일 감골식당 앞에 '비건으로 운영됐던 채식뷔페가 락토오보 채식뷔페로 9일 변경 운영된다. 콩고기·계란·우유를 사용한 다양한 채식요리를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채식 유형에 맞는 요리들. 왼쪽부터 폴로 베지테리언을 위한 오믈렛과 오리구이, 과일 샐러드. 페스코를 위한 메로구이와 체리토마토. 락토 오보를 위한 양송이 튀김과 어린싹샐러드. 락토 오보를 위한 토마토모짜렐라카프리제와 낫또. 비건을 위한 쌈밥과 구운 야채.[중앙포토]

채식 유형에 맞는 요리들. 왼쪽부터 폴로 베지테리언을 위한 오믈렛과 오리구이, 과일 샐러드. 페스코를 위한 메로구이와 체리토마토. 락토 오보를 위한 양송이 튀김과 어린싹샐러드. 락토 오보를 위한 토마토모짜렐라카프리제와 낫또. 비건을 위한 쌈밥과 구운 야채.[중앙포토]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비건식 채식보다 다양한 재료가 포함된 채식주의 메뉴를 원한다는 의견이 많아 메뉴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 같은 공지에 채식주의자 학생들은 "채식주의에도 여러 층위가 있다"면서 "비건은 먹을 수 없는 식단으로 메뉴를 바꾼 것은 식이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전환"이라며 반발했다.

총학생회는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과 2차례 만나 재학생 비건과 학생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생협과 면담에서 학생 측은 비건식이 아니면 밥을 먹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서울대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16일부터 다시 비건식으로 채식뷔페를 운영하기로 했다. 메뉴가 결정된 9∼13일은 락토오보식으로 운영되지만, 이후부터 다시 비건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더 많은 학생에게 좋은 음식을 제공하려다가 비건을 배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학식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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