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트럼프, "북·미정상회담서 내놓을 획기적 제안 마련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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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미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획기적 제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 "트럼프 스스로 아이디어 많이 내놓고 있으나 내용은 비밀" #"일괄타결 후 비핵화 끝낼 '적정기한' 준비하는 별도 팀 가동 중" #양측 의견 엇갈리는 정상회담 장소는 이르면 이번 주 중 결정할 듯

외교소식통은 8일(현지시간) 익명을 전제로 "회담 전에 공개 할 수는 없지만 '일괄타결'을 이뤄낼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강구 중"이라며 "일괄타결 합의 이후 비핵화의 구체적 행동 단계를 어느 정도의 단기간으로 하도록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그걸(북한의 비핵화 이행 기간) 얼마로 할 것인지 정하는 준비를 하는 전담팀이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본인 스스로의 생각(아이디어)도 매우 많다. 다만 상대(북한)가 있는 만큼 미리 '작전'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소식통은 "일괄타결 시 비핵화 완료 시한을 6개월로 할 지, 1년으로 할 지 등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성 시기 등과 맞물려 있다"며 "다만 핵시설 불능화 등 모든 걸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해선 북한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정보 등에 대한 분석 또한 필수적이라 그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초단기 원샷'으로 끝낸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북한 측에 ▶경제원조 지원 ▶자유경제특구 공동개발 ▶미국 공식방문 초청 등 획기적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외교소식통은 "한국 언론 등 일부에서 남·북·미가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건 이미 2007년 10월의 '10.4 선언'에도 담겨 있던 내용"이라며 "(북·미) 양쪽 속내를 모르는 사람들이 꺼낼 수 있는 레퍼토리를 일단 다 꺼내놓고 있는 것 같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편 정상회담 장소·시기·일정 등을 정할 북·미 간 직접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CNN보도에 대해선 "만나서 할 때도 있고, 만나지 않고 할 때도 있으며, 그 횟수는 한두번이 아니다"며 여러차례에 걸쳐 밀도있는 논의를 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또 "양측 간에는 정상회담 장소→시기→기간 등의 이견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일정 상 이번 주 혹은 다음 주 중에는 장소 결정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이 합의를 보는대로 공동발표를 취하는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CNN보도와 관련 "▶북·미 관계자가 제3국에서 만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현 중앙정보국(CIA)국장)가 카운터파트인 북한의 정찰총국장과 (정상회담 전에) 만나기 위한 협의를 했다 ▶현 북·미 간 협의의 북한 측 담당자는 정찰총국 소속 등의 내용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오는 12일부터 미 상원의 국무부장관 인준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오는 12일부터 미 상원의 국무부장관 인준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즉, 현재 북·미 간 직접 접촉은 미국 내 뉴욕 라인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오는 12일부터 의회 인준청문회가 시작되는 폼페이오가 북한 측과 정상회담 전에 만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의회 절차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그러나 국가가 국가(북한)인데다 대사관도 노하우도 없는 만큼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첫 단추는 CIA가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다만 어느 정도 윤곽을 잡으면 의전이나 정책조정은 국무부와 백악관이 관여하게 될 것"고 전했다. 그는 또 "존 볼턴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정식 취임한 뒤 매튜 포틴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팀이 당분간은 볼턴을 그대로 보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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