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과 유리된 국회의원보다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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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처럼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권과 인사권을 한 손에 쥔 기초단체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대엽 성남시장은 11, 12, 13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교통체신위원장까지 지낸 후 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는 "지역을 바꾸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힘은 자치단체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판교 아파트 분양가를 인하시켜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코자 하는 입주자의 부담금을 680억원이나 절감시킨 것도 바로 자치단체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초단체장의 권한은 엄청나다. 단체장은 ▶인사권 ▶예산권 ▶각종 인.허가권 ▶지도.단속권 ▶조례 발의권 등의 권한이 있다. 아파트 건설이나 공원 조성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일은 단체장의 손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올 초 구미시장 출마를 선언해 화제가 됐다. 그는 "가족까지 나서 '도지사면 도지사지, 시장이 뭐냐'고 만류했으나 도지사는 국회의원만큼이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시장 출마를 결심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여론조사 결과 의원직 사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뜻을 접었다.

대구 수성구청장에 도전하는 이원형 전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현실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것은 감사권 발동 정도가 고작"이라며 "민생과 유리된 국회의원보다 정말 서민을 돌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구청장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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