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달곰쌉쌀한 봄나물 '맛나게 손질'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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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향긋한 봄나물은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소를 보충해 주고 입맛도 되돌려 준다. 하지만 어린잎 켜켜이 묻어 있는 흙에, 여린 솜털까지 손질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이왕이면 품 덜 들이고 깨끗하게 손질하는 비법을 공개한다.

#냉이

칼로 흙 긁고 흐르는 물에 씻자

냉이는 뿌리가 곧고 하얀 것을 고른다. 뿌리가 누르스름하면 캔 지 오래된 것이다. 다듬을 때는 먼저 칼로 뿌리에 묻은 흙과 잔털을 긁어낸다. 이때 떡잎과 어린잎도 한꺼번에 손질하면 편하다. 어느 정도 깨끗해지면 남은 흙이 제거되도록 흐르는 물에서 씻는다. 물살이 강하면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세기의 물에서 오랫동안 씻는 것이 낫다. 냉이를 데칠 때는 소금을 조금 넣어 떫은맛을 제거한다.

#씀바귀

물에 담가 주무르면 쓴맛 싹~

씀바귀는 쓴맛이 강한 봄나물 중 하나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찾아 준다. 연한 소금물이나 맹물에 담그고 오랫동안 주무르면 쓴맛이 제거된다. 물속에서 굵은 소금으로 문지르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살짝 데쳐 먹는 것도 좋지만 잘게 다져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다만 쓴맛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고추장에 다진 마늘.식초.설탕 등을 넉넉히 넣어 강한 양념을 만들어 무쳐야 한다.

#두릅

소금 넣고 데친 뒤 찬물로 헹궈

금방 수확한 두릅은 줄기가 단단하다. 쓴맛도 아주 강하기 때문에 통째로 찬물에 1~2시간 담갔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찬물에 씻은 뒤에는 밑동에 칼집을 넣고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서 파르스름하게 데친다. 그러고 나서 바로 찬물에 헹구는데, 잎을 자르지 않고 데쳐야 영양소 파괴가 적다. 익힌 두릅은 칼로 겉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쪼개 먹는다. 대개는 초장과 함께 내는데 된장 양념에 무쳐도 두릅 자체의 고소한 향과 맛이 잘 살아난다.

#쑥

조리하기 바로 전에 씻어야 탱탱

어린 쑥은 식감이 부드럽고 맛과 향도 더 좋다. 따라서 색이 지나치게 짙거나 누런 잎이 많은 늙은 쑥은 구입하지 말 것. 쑥은 흐르는 찬물에서 살살 씻는데, 물에 닿는 즉시 짓무르기 시작하므로 조리하기 직전에 씻는 것이 중요하다. 향이 지나치게 강하고 억센 쑥은 소금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담가 쓴다. 국을 끓일 때는 다른 재료가 적당히 익었을 때 쑥을 넣어야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찌거나 튀길 때는 쌀가루를 묻히면 영양과 맛이 더 좋아진다.

#돌나물

채반에 담은 채 물에 넣었다, 뺐다…

돌나물은 가장 여리고 풋내도 많이 나는 야채. 따라서 구입할 때 잎이 많이 떨어지거나 줄기가 짓이겨져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씻을 때도 아기 다루듯 조심해야 하는데, 넓은 채반에 돌나물을 올리고 채반째 물속에 담갔다가 꺼내는 것을 반복하면 편하다. 물속에 담가 젓가락으로 살살 저으면서 씻는 것도 좋은데 너무 센 물에서 씻는 것은 피해야 한다. 돌나물은 상에 내기 직전에 무쳐야 숨이 죽지 않으므로 양념장을 뿌리고 바로 낸다.

#달래

줄기 살짝 잡고 바닥을 물에 담가야

뿌리가 굵고 싱싱한 것을 골라야 달래 특유의 향도 강하다. 다듬을 때는 알뿌리를 바닥에 툭툭 치면서 흙을 말끔히 털어내고 맑은 물에 담근다. 잠깐 담갔다가 살살 흔들면 흙과 함께 이물질도 떨어져 나간다. 이때 줄기를 살짝 잡아야 풋내가 나지 않는다. 물에 닿은 뒤에는 짓무르기 쉬우므로 먹을 만큼씩만 구입하고 한꺼번에 조리하는 것이 좋다.

홍주희 레몬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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