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녹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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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녹내장은 눈 속의 압력이 높아져 공기를 많이 넣은 축구공처럼 눈이 딴딴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눈은 일정한 내압(약15∼20mmHg)을 갖고 있으며 이것을 안압이라고 한다.
눈 속에는 방수라는 물이 생겨 이것이 눈 밖으로 배출되어 항상 일정 범위의 압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배출되는 곳이 막혀버리든지 또는 필요이상으로 방수가 많이 생기면 눈 속에 물이 괴어 안압이 높아지게 된다. 마치 하수도가 막히거나 또는 ,수도물을 너무 많이 틀어놓으면 물이 넘치는 것과 같다.
급성은 발작적으로 오는데 처음에는 불빛둘레에 무지개가 보이다가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고 눈과 머리가 몹시 아프며 심하면 메스껍고 토하기도 한다. 눈은 동자가 크게 벌어지고 충혈된다.
머리가 아프고 토하기 때문에 내과나 신경외과를 찾아가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하루 이틀사이에 안압을 정상으로 내려주지 않으면 영원히 실명되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90%의 녹내장은 만성으로 온다. 이것은 급성과는 달리 별로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것이 특색이다. 따라서 조기발견이 어려우며 앞머리나 눈이 아프고 주로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무겁다.
녹내장으로 눈의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어 이상을 느꼈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시야가 차차 좁아져 나중에는 마치 붓뚜껑을 눈에다 대고 보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
녹내장은 보통 40대 이후에 많다.
따라서 중년이 되면 혈압을 재보는 것처럼 안압을 재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조사에 의하면 40세 이상에서 안압 검사결과 1∼2%가 녹내장이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유전성도 있어 집안에 녹내장을 앓은 사람이 있을 때에는 더욱 주의해야 된다.
또 녹내장의 예방으로 주의할 것은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안약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면 녹내장이 되는 수가 있다. 이들 안약은 염증이나 눈의 충혈이 잘 가시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없이 장기간 사용하는 수가 많아 실명하는 예가 종종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선천적으로 생기는 녹내장도 있는데 갓난아이가 몹시 눈부셔 하고 눈의 검은 동자가 차차 커져서 마치 소눈처럼 된다. 때를 놓치지 말고 수술로 안압을 내려주면 충분히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
녹내장의 치료에는 크게 나누어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는데 정밀검사후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레이저광선으로 수술을 대체하는 경우도 많다. <이상욱(가톨릭 의대 성모병원 안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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