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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까지 침투하는 초미세먼지, 창문 닫으면 역효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일대가 미세먼지로 가득한 가운데 대형 전광판에 외출자제, 실외활동 최소화,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일대가 미세먼지로 가득한 가운데 대형 전광판에 외출자제, 실외활동 최소화,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미세먼지로 서울 등 수도권에 2달여 만에 다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다.

오는 27일부터는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급증할 전망이다. 환경부가 27일부터 초미세먼지(PM2.5)의 24시간 환경 기준을 ㎥당 50㎍에서 35㎍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없었던 ‘보통’이었던 날이 마스크를 쓰거나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나쁨’이 되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면,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피하고, 눈이 아픈 증상이 있거나 기침이나 목의 통증으로 불편한 사람은 특히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내에 머물더라도 미세먼지 노출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자가 큰 황사 먼지와 달리 초미세먼지는 창문을 닫아두더라도 실내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창문을 계속 닫아 놓으면 초미세먼지에다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다른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도 함께 높아지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가끔은 3분 이내로 창문을 열어 다른 대기오염물질을 밖으로 내보내고, 환기 후에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미세먼지를 제거하거나 물걸레로 닦아내는 게 좋다.

환경부 직속 미세먼지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정해관 성균관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공기와 같이 집안으로 침투해 들어오기 때문에 실내에 있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활동량을 줄여서 미세먼지 흡입을 최소화하고, 튀김이나 구이 같은 요리를 피하는 등 미세먼지 발생원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흡량 고려해 마스크 선택해야 

26일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8800번 버스에 미세먼지 마스크가 비치돼 있다. [연합뉴스]

26일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8800번 버스에 미세먼지 마스크가 비치돼 있다. [연합뉴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약국·마트·편의점 등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사는 경우에는 제품의 포장에서 ‘의약외품이라는 문자와 KF80·KF94·KF99 표시를 확인하면 된다.

‘KF’는 Korea Filter의 줄임말로,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낸다. 문자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더 크다. 예를 들어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으며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크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마스크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그만큼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개인별 호흡량 등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 활동 후 귀가하기 전에는 옷이나 가방 등에 묻은 먼지를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이차적인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머리카락과 두피에도 미세먼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머리를 감고 손을 씻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근본적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기영 호서대 교수는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더라도 미세먼지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며 “미세먼지 발생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조금이라도 빨리 미세먼지 농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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