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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첫날밤' 보낸 MB, 첫 끼니는 모닝빵에 두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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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설친 MB…첫 끼는 모닝빵ㆍ두유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전날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첫 밤을 보냈다. 이날 새벽 1시쯤 서울동부구치소 독거실(독방)에 들어간 이 전 대통령의 입소 첫날은 '특이사항 없음'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오전 6시 기상 전까지 불편한 밤을 보냈다고 한다.

법무부가 공개한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용 식단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첫 끼니는 모닝 빵에 쨈·두유·양배추 샐러드다. 이 전 대통령은 거의 남김 없이 식사를 마쳤다고 한다. 점심 식사로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마늘종, 중멸치 볶음, 조미 김, 깍두기가 나온다. 저녁 식사는 감자 수제빗국과 오징어 젓갈 무침, 어묵 조림, 배추김치다. 식사가 끝나면 이 전 대통령은 싱크대에서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사동의 독방은 화장실을 포함해 총 13.1㎡(약 4평) 규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 독방(10.08㎡ㆍ약 3평)보다 1평 더 넓다. 침대는 없고 군대에서 쓰는 것과 유사한 ‘접이식 매트리스’와 이불이 있다. 식탁과 책상 대용으로 쓰는 접이식 식탁과 TV, 사물함, 세면대, 양변기도 갖춰져 있다.

동부구치소 내 3인용 혼거실. 모니터와 선풍기, 사물함과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구비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독거실에 수감됐다. [중앙포토]

동부구치소 내 3인용 혼거실. 모니터와 선풍기, 사물함과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구비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독거실에 수감됐다. [중앙포토]

서울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에게 수용자동 최상층인 12층의 독방을 배정했다. 신설된 동부구치소의 교정 직원이 부족해 12층 전층이 공실 상태였다고 한다. 운동시설도 해당 층에 있어 다른 수용자와 마주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입소 직후 신상기록카드를 작성하고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워를 한 직후 수용자복(수의)로 갈아입은 뒤 일명 ‘머그샷’을 촬영했다. 머그샷은 이름표를 들고 키를 측정하는 눈금이 표시된 자 옆에 서서 찍는 사진 촬영을 일컫는 말이다. 수용자를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의 은어로, 18세기 얼굴(face)의 속어로 머그(mug)가 쓰인 데서 유래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직후 측근들은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물이 자꾸 흐릅니다. 지금 이 순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게재했다. 아들 시형(40)씨 역시 아버지인 이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렸다.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 논현동 사저 앞에서 "정치보복이자 활극"이라며 검찰 수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장제원 페이스북

장제원 페이스북

23일 오전 검찰은 “오늘은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역시 구속 후 검찰 조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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