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말버릴까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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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김용녀 <경북문경군호계면막곡2리193>
오랜만에 내려온 손자에게 과자라도 한봉지 사주려고 시골의 조그만 구멍가게에 갔더니 우리말로된 과자는 거의 없고 어른들 혀도 잘 돌아가지않는 이상한 이름의 것들만 즐비하게 진열장을 메우고 있어 놀랐다.
듣건대 유명메이커를 통해 나오는 과자류만 해도 수백가지가 된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이 이런 희한한 말로 표기되어 있으니 장차 이나라의 주인공이 될 새싹들이 자라나다가 도중에서 그런말들 때문에 큰 고생을 할까봐 걱이 된다.
이 자그마한 구멍가게에 있는 것을 훑어보니「엘로투투」「매치매치바」「쿠크다스」등의 한두번 읽어서는 도저히 기억조차 못할 과자이름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이 배워 익혀 자칫 우리말 우리 글을 그릇쓰게될까봐 걱정이 태산같다.
아직까지 외국에서 만들어진 과자가 들어와서 어린이들의 마음까지 흔들고 있다는 소리는 못들었지만 될수있는대로 과자류에도 온국민이 늘 사랑하고 자랑할수 있는 좋은 우리말 이름을 붙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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